개인 맞춤형·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의료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주요 병원들은 예약·상담부터 진단까지 디지털 기술 도입을 추진해 환자 편의와 의료진 업무 효율성을 확보하기에 나섰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대학병원들은 디지털 역량 강화 경쟁이 한창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의료 서비스가 활성화하고, 불필요한 원내 대기를 최소화하는 방침이 도입되면서다. 의료진의 행정업무를 줄여 업무 과중을 해소한다는 목표도 있다.
이대목동병원은 디지털 병리시스템 구축을 위해 공간을 마련했다. 디지털 병리시스템은 검체를 현미경으로 분석하는 아날로그 방식을 대체하는 기술로, 해상도가 높은 디지털 이미지를 활용한다. 지난달 본관 2층에 위치한 병리과를 새로 단장하면서 해당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국내 최초로 지능형 휴먼 AI 도슨트를 구축 중이다. 이는 가상 인간과 음성 기술을 활용해 병원에 방문한 환자를 대상으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AI 도슨트는 △원내 위치 안내 △초진 환자 안내 △질환별 진료과‧주치의 안내 △예상 진료‧검사 대기시간 조회 등의 기능을 탑재해 외래 진료 환경 개선에 활용될 예정이다. 병원은 이를 위해 AI플랫폼 개발 기업 ‘마음AI’와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경희의료원은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기관과의 연계를 확대하고, 해외환자 대상의 진료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메타버스 의료 전문가 조직 ‘메타버스닥터얼라이언스(MDA)’ 활동을 강화해 의료진 참여를 확대하고, 온라인 교육 및 상담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경희의료원은 ‘델토이드’와 협약을 맺고 해당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델토이드는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AI 모듈형 병리 영상 분석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대량의 병리 영상 데이터베이스를 통합 관리하고 분석해 진료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병원은 AI 기반 의료 진단 및 예측 기술 개발 기업 ‘에이비스’와 MOU를 체결한 상태다. 양 기관은 제품개발 및 국가연구개발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신제품 국내외 인증을 위한 임상시험을 상호 협력해 추진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건강검진 일정 관리를 돕는 AI 보이스봇을 도입했다. 이는 건강검진 후 일정 기간이 지난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음 검진 일정 확인 및 예약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보이스봇에는 대화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자체 음성인식(STT)’ 엔진과 ‘자연어 처리(NLP)’ 솔루션이 적용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KT와 협업해 해당 기술을 개발·도입했다. 내년에는 휴진 및 예약 변경을 지원하는 ‘휴진 통보’와 ‘일정 변경’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