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의 하루 근무시간은 9시간이 넘지만, 휴게시간은 22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건강보험 ISSUE & VIEW’ 62호에 이 같은 내용의 ‘간호사 이동의 요인과 개선방안(양유선 부연구위원)’ 보고서를 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간호사 1645명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파악된 간호사의 평균 근무시간은 일 9.3시간이었다. 근무시간은 교대제에 따라 편차가 컸다. 2교대는 낮근무 9.1시간, 야간근무 9.0시간이었고, 3교대는 낮근무 9.0시간, 저녁근무 8.6시간, 야간근무 10.4시간이었다. 반면, 식사시간을 포함한 휴게시간은 평균 22.0분으로 법정 휴게시간인 60분에 못 미쳤다. 교대제 없이 낮근무만 하는 통상근무가 29.5분으로 가장 길었다. 2교대는 낮근무 16.8분, 야간근무 16.7분에 불과했다. 3교대는 낮근무 16.6분, 저녁근무 17.0분, 야간근무 18.7분이었다.
근 긴무시간, 짧은 휴게시간에 더해 근무일정의 불확실성도 컸다. 응답자의 22.5%는 다음 달 근무표를 알 수 없다고 답했다. 53.2%는 달이 바뀌기 1~2주 전에야 근무표를 받았다. 특히 결근 등으로 인력 보충이 긴급히 필요할 때 근무일정 변경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65.4%였다.
근로제도에 대한 간호사들의 인지도도 낮았다. 19개 주요 근로제도 중 50% 이상 간호사가 인지하는 제도는 8개뿐이었다. 연장근로 주 12시간 제한은 인지도가 27.5%에 불과했다. 제도 체감도(5점 만점)에 임신‧산후 야간근로 제한(3.9점), 출산 전‧후 지원(3.9점)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휴게시간 보장(2.6점), 야간근로 8시간 준수(2.8점)에 대한 체감도는 낮았다.
근무환경 개선사항 16개 중 15개 항목에서 4점 이상(5점 만점) 높은 요구가 있는 항목은 ‘급여 인상(4.6점)’, ‘간호 관련 수가 강화(4.6점)’, ‘간호사 인력충원(4.5점)’, ‘재충전을 위한 휴직제도 활성화(4.5점)’, ‘간호사의 건강 및 스트레스 관리(4.5점)’ 등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53.3%는 6개월 내 이직·휴직·퇴직 의도가 있다고 답했다. 이직·휴직·퇴직 의도가 있는 응답자 중 43.5%만 의료기관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직 등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경력, 고용형태, 근무부서, 휴게시간, 연봉, 근로제도 인지, 근로제도 체감, 건강상태 등이었다. 경력이 2~5년이거나, 고용형태가 계약직일 때 이직 등 의도가 높아졌다. 반면, 연봉이 7200만 원 이상이거나 근로제도 인지율이 높을 때, 또 근로제도 체감도가 높거나 보통 이상의 건강상태일 때 이직 등 의도가 낮았다.
양유선 부연구위원은 “간호사의 근로환경 및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노동관계법 이행·준수가 기본이 돼야 한다”며 “‘근로기준법’상 보장된 사항이 이행될 수 있도록 의료기관의 지속적인 점검과 감독, 간호사 보호와 권리에 관한 제도화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추진 중인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 대책’의 지속적인 이행과 함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권고 이상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