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KS)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숙원을 풀었습니다. 1994년을 끝으로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LG는 지난해부터 절치부심해 2023년 프로야구의 가을 왕좌를 차지해 축배를 들었는데요. LG트윈스는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까지 싹쓸이할 기세입니다. LG트윈스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2명의 골든글러브 후보를 배출한 것인데요.
하지만 우승을 하지 못했다고 해서 선수들의 활약이 빛을 바래는 것은 아닙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프로야구 KBO리그 포지션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선정하는 행사로, 후보 선정 기준에만 해당하면 되는데요. 투수의 경우 규정이닝을 충족하거나 10승 이상, 30세이브, 30홀드 이상 중 한 가지 기준에 해당하면 됩니다. 포수와 야수는 해당 포지션에서 720이닝(팀 경기 수 X 5이닝) 이상 수비로 나선 모든 선수가 후보 명단에 오릅니다.
우승 여부에 상관없이 올 한 해동안 훌륭한 활약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수여되는 골든글러브. 이제 올 연말 야구팬들의 눈길은 마지막 행사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쏠려있습니다.
유격수 부문도 경쟁이 치열한데요. 박찬호(KIA 타이거즈)와 오지환(LG 트윈스)이 그 주인공입니다. 박찬호는 130경기 타율 0.301(13위), 3홈런, 52타점, 73득점을 기록했고 30도루로 부문 3위에 올랐습니다. 오지환은 126경기 타율 0.268, 8홈런, 62타점을 기록했는데요.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은 타율과 도루에선 밀리나 홈런과 타점에서 앞서고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에서 근소하게 앞서는 등 대등한 형국을 이루고 있습니다. 박찬호와 오지환은 수비 위주로만 뽑은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에서 공동 수상을 해, 이번 시즌 내내 백중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2루수 부문에서는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각종 지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타율 0.335(3위), 안타 186개(2위)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달성한 김혜성은 타율 0.320(6위)를 기록한 김선빈(KIA 타이거즈), 타율 0.316 12홈런 기록한 박민우(NC 다이노스)을 가볍게 제칠 것으로 보입니다. 김혜성은 내년 시즌 후에 미국프로야구 도전을 시사하기도 했는데요. 미국프로야구 진출을 위해 다음 시즌 부터는 유격수로 출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지명타자 부문에서는 올해 타격왕을 차지한 손아섭(NC 다이노스)에 이목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최다 안타의 주인공인 손아섭은 올해 타율 0.339을 기록, 생애 첫 타격왕을 차지했는데요. 준플레이오프에서 NC 상승세를 주도한 손아섭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타율 0.400 2타점, 준플레이오프 타율 0.308 2타점, 플레이오프 타율 0.429 3타점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습니다. 한편 또 다른 지명타자 후보로는 베테랑 최형우(KIA 타이거즈)와 전준우(롯데 자이언츠)가 포진해 있는데요. 최형우는 타율 0.302 17홈런 87타점, 전준우는 타율 0.312 17홈런 77타점을 각각 기록해 팀타선을 주도하며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었습니다.
1루수 부문은 오스틴(LG 트윈스)과 양석환(두산 베어스)로 좁혀졌습니다. 오스틴은 이번 시즌 139경기 타율 0.313, 23홈런 95타점 87득점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며 팀의 외국인 잔혹사를 끝냈습니다. LG 트윈스는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KBO리그에 도입된 이후 LG는 아직 외국인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한 적이 없는데요. 오스틴은 1994년 서용빈 이후 29년 만에 1루수 골든글러브 도전과 LG 트윈스 소속 첫 외국인 골든글러브 수상에 도전합니다. 경쟁자 양석환(두산 베어스)도 타율 0.281 홈런 21개 타점 89점을 기록해 두산과 4+2년 조건으로 78억원 계약을 맺어 잔류에 성공했습니다.
포수 부문에는 양의지가 2년 연속이자 개인 8번째 시상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양의지는 올해 타율 0.305, 17홈런, 68타점, 출루율 0.396, 장타율 0.474를 기록 포수 후보 7명 가운데 타석에서 가장 고른 활약을 펼쳤는데요. 이번 시즌 가장 큰 경쟁자는 LG 포수 박동원입니다. ‘우승팀 포수’인 박동원은 수비 982이닝으로 독보적 1위를 차지했고, 포수로서 유일하게 20홈런을 기록해 수상을 기대해볼 만 합니다.
이렇듯 올 한해도 치열했던 리그를 마무리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1일 오후 5시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데요. 이번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들은 자축하고, 아쉬웠던 이들에겐 다짐의 계기를 마련하게 될 2023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팬들의 관심이 고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