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공급 감소·고금리에 투자 환경 악화
AI·기후기술 분야는 훈풍
28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벤처캐피털(VC)인 아토미코는 이날 발표한 ‘유럽 기술 현황’ 보고서에서 유럽 기술 벤처 기업에 대한 자금조달액이 총 450억 달러(약 58조 원)로, 지난해(820억 달러) 대비 약 45%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이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섰던 2021년에 비해서는 55%나 줄어들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신용공급이 쪼그라든 데다가,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 속에서 투자자들이 모험 투자를 꺼리게 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토미코의 톰 웨마이어 데이터 인사이트 부문 대표는 “2021년과 지난해 초 과열되고 지속 불가능했던 성장기를 거친 후 새롭게 리셋됐다”며 “2020년과 20201년 시장에 넘쳐났던 성장 지향적 펀드가 거시경제 환경 변화로 인해 후퇴하면서 유럽 기술기업에 대한 미국·아시아 기관투자자들의 투자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0년 이후 미국과 중국의 벤처 자금 투자 규모는 각각 8%, 9% 줄어들었다.
다만 이러한 투자 혹한기 속에서도 AI 분야에서만큼은 훈풍이 불 전망이다. 올해 유럽의 AI 스타트업 11곳이 1억 달러 이상 자금을 유치하는 ‘메가-라운드’를 달성했다. 스타트업 펀딩의 두 번째 단계인 ‘시드 펀딩’에서도 AI 분야에 관심이 집중됐다. 500만 달러 이하의 펀딩 라운드에서 전체 유치 자금의 11%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AI의 부상이 가장 주목할 만 하다”며 “올해 유럽의 전반적 투자 수준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큰 역풍에도 불구하고 2021년 세운 기록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기후기술 관련 분야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탄소와 에너지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조달은 전체 기술 자금조달액의 27%를 차지해 그 비중이 2021년 대비 3배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