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배추와 무 등 시세가 낮아지면서 김장 비용 부담이 한시름 덜어지는 분위기다. 정부의 대규모 대책이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다만 생산자들은 김장 소비도 줄어드는 데 시세까지 떨어져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우려한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중순 배추 20포기 김장 비용은 평균 19만1000원으로 전주 19만3106원에 비해 1.1% 내리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만6358원과 비교하면 11.7% 하락했다.
aT는 주요 김장재료 14개 품목에 대해 전국 16개 전통시장과 34개 대형유통업체를 상으로 김장 비용을 발표하고 있다. 1차 조사 결과에서 김장 비용은 21만8425원으로 조사됐다.
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4일 기준 배추 1포기 가격은 2648원으로 1개월 전 5648원에서 절반으로 낮아졌다. 평년 3195원, 지난해 2957원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무 1개 가격도 1개월 전 2219원에서 1422원으로 떨어졌다. 1년 전 2337원에서 약 40% 가까이 내렸다.
주요 재료를 비롯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여파 등으로 널 뛰던 천일염도 안정세로 전환됐고, 고춧가루 등 각종 부재료 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내렸다.
김장 비용 안정을 두고 정부의 김장 비용 대책 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배추와 무 등 14종 김장 재료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인 총 245억 원을 투입해 할인품목·수준을 대폭 확대했다. 이번 김장철에는 배추 2700톤, 무 1000톤, 소금 2300톤, 건고추 2800톤, 마늘 1200톤 등 출하계약·비축물량 총 1만 톤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산지 생산자들 사이에서는 이후 이어질 시세 하락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소위 '대목'이지만 소비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도매 시세 역시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 농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배추 한 포기 1000원 등 상품들이 당장 소비자에게 좋을 수는 있지만 근본 대책은 될 수 없다"며 "생산비는 상승해 부담은 커지는데 성출하기 시세가 낮으면 출하를 미루게 되고, 이에 이후 홍수 출하가 되면 시세가 걷잡을 수 없이 폭락할 수 있고, 이는 나중에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