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칼럼에서 “전쟁이 끝나면 궁극적으로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통치해야 한다”라며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강제 이주시키는 일과 재점령, 포위나 봉쇄, 영토 축소 등은 있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 불가 △이스라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가자지구 영토 축소 불가 △가자지구 테러 근거지 활용 불가 등 4원칙을 내세웠다.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에게도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폭력을 저지른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미국은 이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할 준비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행정부는 처음부터 무고한 생명 손실을 최소화하고 민간인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나는 텔아비브에 머무는 동안 상처와 분노로 과거에 저지른 실수를 다시 하지 말 것을 이스라엘에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을 멈출 의사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다른 곳에서 우리를 향한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완전한 휴전에 동의할 것을 압박하고 있지만, 우린 인질 송환을 위한 임시 휴전에만 동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라고 밝혔다. 또 “우린 승리할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며 “하마스를 파괴하고 인질들을 집에 데려올 때까지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쟁 발발 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이스라엘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각국에서 무기나 자금 지원 등을 놓고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스라엘의 강경한 태도와 늘어나는 민간인 사상자는 동맹국들의 좌절감을 키우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2020년 리비아 내전 이후 처음으로 독일을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병원을 총격하거나 어린이를 죽이는 일은 율법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특히 독일을 향해 “우린 홀로코스트를 겪지 않았고, 이스라엘에 진 빚이 없으므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라며 “반면 빚을 진 사람들은 자유롭게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이 과거 유대인을 상대로 저지른 홀로코스트로 인해 이스라엘을 두둔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숄츠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공격 능력을 상실하지 않는 한 이 지역에 장기적인 평화는 구축될 수 없다”며 “독일은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맞섰다. 이어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가능하게 해야 하며 여기에 의문을 제기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스라엘과 독일의 연대는 튀르키예와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역사적으로 불편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온 양국은 당분간 얼굴을 더 마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24는 “양국 관계는 늘 불안했지만, 독일은 지금의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튀르키예를 참여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이민자 유입 문제에 이르기까지 튀르키예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