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결혼한 사람에 비해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가 없으면 스스로 느끼는 건강 상태도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본지가 19일 통계청 ‘2022년 사회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대는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매우 만족, 약간 만족)’는 비율이 미혼 남성 46.2%, 미혼 여성 48.0%로 유배우 남성(58.1%), 유배우 여성(56.4%)보다 각각 11.9%포인트(p), 8.4%p 낮았다. 주관적 만족감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낮아졌는데, 미혼일 때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컸다. 특히 50대는 미혼 남성·여성의 만족도가 각각 21.8%, 33.3%까지 떨어졌다. 50대 유배우 남성·여성은 각각 46.3%, 46.7%였다. 배우자 유무에 따른 만족도 차이는 남성이 24.5%p, 여성은 13.4%p로 벌어졌다.
경제적 성취 만족도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 연령대에서 유배우 남성·여성이 미혼 남성·여성보다 높았다. 40대는 미혼 남성이 22.8%, 미혼 여성이 23.6%로 유배우 남성(44.0%)·여성(40.5%)보다 각각 21.2%P, 16.9%P 낮았다. 이런 경향은 50대에도 이어졌다. 이는 가구 특성별 소득·지출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같은 남녀가 결혼하면 소득은 2배가 되지만, 지출은 1.5~1.7배가 된다. 주거비용과 생계비 등이 절감돼서다. 이 경우, 저축 등에 활용 가능한 가계수지 흑자액(잉여소득) 차이는 2배 이상 벌어지게 된다.
건강상태는 미혼일 때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에 악화했다. ‘전반적 건강상태가 좋다(매우 좋다, 좋은 편)’는 응답률이 남성은 유배우일 때 30대에 크게 떨어졌으나, 이후 50대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미혼은 40대에 유배우 남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50대에선 낙폭이 더 커졌다. 여성은 여성 미혼일 때 40대, 유배우일 때 50대에서 건강상태가 좋다는 응답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스트레스 정도는 유배우 남녀가 상대적으로 컸다. ‘일상생활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매우 많이 느낌, 느낀 편)’는 응답률이 20대는 미혼(남성 35.3%, 여성 44.8%)이 유배우(남성 32.9%, 여성 42.3%)보다 높았다. 그런데, 30·40대는 유배우가 더 많이 스트레스를 느꼈다. 30대는 미혼이 남성 44.8%, 여성이 55.0%였으며, 유배우는 남성 48.3%, 유배우 57.3%였다. 40대도 미혼(남성 50.4%, 여성 52.5%)보다 유배우(남성 53.6%, 여성 57.3%)의 응답률이 높았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출산 순위별 모(母)의 평균연령은 첫째아 32.95세, 둘째아 34.24세, 셋째아 35.70세였다. 모 기준 평균적으로 30대 중반 출산하고, 40대 초반에 자녀를 학교에 보낸다. 30·40대 스트레스 증가도 출산·육아 부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50대 접어들면 미혼의 스트레스가 더 커졌다.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는 응답률이 남자는 미혼(53.6%)이 유배우(46.2%)보다 7.4%P 높았다. 여성은 미혼과 유배우가 비슷했다.
결혼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미혼이 많았다. ‘결혼하지 말아야 한다(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응답률은 20대 미혼이 남성 4.9%, 여성 8.8%로 유배우(남성 2.7%, 여성 3.7%)보다 각각 2.2%P, 5.1%P 높았다. 연령대가 올라도 이런 추세가 이어져 50대에선 미혼이 남성 7.6%, 여성 6.8%로 유배우(남성 1.8%, 여성 2.6%)보다 각각 4.9%P, 4.2%P 높았다.
가족관계 만족도는 유배우가 미혼보다 높았다. 다른 만족도와 마찬가지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떨어졌으나, 미혼에서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20대 미혼은 ‘가족관계에 만족한다(매우 만족, 약간 만족)’는 응답률이 남성 72.2%, 여성 73.2%로 유배우(남성 80.2%, 여성 80.9%)보다 각각 8.0%P, 7.7%P 낮았다. 배우자 유무에 따른 가족관계 만족도 차이는 30대에서 가장 많이 벌어졌다. 남성은 미혼 63.0%, 유배우 81.8%로 18.8%P, 여성은 미혼 66.2%, 유배우 76.1%로 9.9%P 차이를 보였다. 그나마 40대 이후에는 격차가 다소 좁혀졌다. 50대는 미혼이 남성 52.6%, 여성 49.5%로 유배우(남성 64.9%, 여성 56.8%)보다 각각 12.3%P, 7.3%P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