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돈세탁에 미국도 속수무책…러시아 원유 제재한다더니 미군도 사다 써

입력 2023-11-15 14:39 수정 2023-11-1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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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서 브렌트유 등과 섞어
그리스서 정제 과정 거친 뒤
미국 국방부에 납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가 러시아산 원유 제재에 나섰지만, 정작 미군이 이를 구매해 사용했다는 의혹이 드러났다. 여러 국가와 기업을 거치며 우회 경로를 통한 원자재 세탁이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금수 제재 이후에도 러시아산 원유가 그리스 정유사를 통해 미국 국방부에 납품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항공유와 선박용 연료가 대부분”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원유가 정제 과정을 거쳐 미군 측에 전달됐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다만 WP가 앞서 공개된 선적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상당량의 원유가 미군의 항공유와 선박용 연료로 활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산 원유는 튀르키예(원유 수급)와 그리스(정제 과정) 등을 차례로 거치면서 원산지를 확인할 수 없게끔 변환됐다. 특히 튀르키예로 러시아산 원유가 들어가고 난 뒤 브랜트유·사우디 원유 등과 혼합됐다.

튀르키예는 중국, 인도와 함께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산 원유가 우회 통로를 거쳐 서방 세계로 흘러 들어갈 경우 첫 관문이 되기도 한다.

WP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국영 로즈네프트의 원유 약 270만 배럴이 튀르키예 국영 석유회사 TPAO로 수출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산 원유와 북해산 브랜트유·사우디 원유 등이 혼합됐다.

튀르키예 TPAO는 약 70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를 유럽 주요 국가로 수출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약 420만 배럴은 그리스의 정유사 모터 오일 헬라스에 납품했다.

튀르키예에서 원유를 수입한 모터 오일 헬라스는 이를 정제해 항공유와 선박용 연료로 가공했다. 2월 이후 약 1000만 배럴에 달하는 이런 정제유를 영국과 프랑스·스페인 등 서방국가로 수출했다.

무엇보다 수출 물량 가운데 상당량이 미국 국방부로 납품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모터 오일 헬라스는 미국 국방부의 주요 납품기업 가운데 하나다. 특히 미국은 러시아 원유 금수 조치가 본격화된 이후 그리스 정유사를 상대로 한 발주 비중을 크게 늘려왔다고 WP는 지적했다.

WP는 “정확하게 얼마나 많은 양의 러시아산 원유가 모터 오일 헬라스에 납품됐는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라면서도 “각각 다른 원산지의 원유를 섞어 저장해 판매하는 정유업계의 특성인 만큼 다량의 러시아산 원유가 미국 국방부 납품 물량에 포함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와 관련한 규정 및 제재를 준수할 의무는 전적으로 납품업체들에 있다”고 밝혔다.

모터 오일 헬라스는 “러시아 석유 제품을 구매한 적이 없다”고 밝혔으나 추가 검증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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