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PI 둔화, 달러 약세도 유가 지지에 한몫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과 같은 78.26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물 브렌트유는 0.05달러(0.06%) 하락한 배럴당 82.47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이스라엘 전쟁 발발 후 중동에서의 공급 차질 우려 속에 상승했던 유가는 지난주부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프라이스퓨처스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CNBC방송에 “중동에서 공급 차질이 없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쟁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날은 원유 수요 강세 전망이 맞물리면서 유가를 지탱했다. 전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이어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수요 증가를 전망했다. IEA는 11월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수요를 하루 1억200만 배럴로 전망하면서 일일 수요 전망치를 종전 230만 배럴에서 240만 배럴로 상향했다. 앞서 OPEC도 올해 일일 수요 전망치를 240만 배럴에서 250만 배럴로 올리고 내년 전망치를 220만 배럴로 유지했다.
미국 물가가 생각보다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중단 가능성과 맞물려 기대감으로 남았다. 미 노동부는 10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9월 기록한 3.7%과 시장 전망치인 3.3%를 모두 밑돈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보합을 기록했다. 이 역시 0.1% 상승할 것이라는 시장 예측보다 낮게 책정됐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4% 상승했다. 상승 폭은 2021년 9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낮았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지수는 1.47% 하락해 2개월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상 달러 가치가 내리면 다른 통화 보유자의 구매 부담이 줄면서 수요와 유가 상승에 보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