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자] ‘공짜는 없다’는 말의 무거움

입력 2023-11-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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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운영하는 회사에서 각자 아쉬운 역량을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다. 코로나19 시국이었기 때문에 화상으로 각자 온라인 화이트보드에 포스트잇을 붙였다. 그리고 공감을 투표로 표기했다. 그런데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은 것 중 하나는 ‘영어’였다. 다들 고등교육을 받았지만, 영어에 매진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어떤 멤버든 과거로 돌아간다면 영어를 열심히 할 거라고 했다. 그랬더니 누군가 그랬다. “하지만 당신은 다시 돌아간다면 역시 축구도 하고, 친구들과 한잔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아 영어 할 걸’ 하진 않을까요? 두 가지 동시에 할 수는 없으니까요.”

노벨경제학상을 통해 시장의 장점을 강조했던 통화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기회 비용에 대해 이것을 고르면 다른것을 놓아야하고, 저것을 고르면 이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로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is no such a thing as free lunch)’고 이야기했다.

우리는 삶에서 이런 일을 많이 본다. 운동을 하지 않으며 세월을 보내면 반드시 체력적 부담을 느끼는 순간이 온다.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면 어느새 환경을 돌파하거나 활용할 역량이 부족하다는것을 느끼게 된다. 정말 공짜 점심은 없다.

‘멀티’ 어려운 인간 … 사업에서도 마찬가지

그런데 한편으로는 인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사실이 이 교훈의 중요성을 까먹게 하곤 한다. 운동 부족의 효과, 지식 부족의 효과를 느끼는 것은 굉장히 먼 미래의 일이기 때문에 오늘의 운동은 유튜브 영상 하나에 쉽게 밀리게 되곤 한다.

이것은 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브라운백은 지난 1년간 내외부의 큰 변화를 겪었다. 설립 이후 가장 큰 조직 변경을 시행하고, 리더 그룹이 바뀌고, 일하는 방식이 리셋되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것은 지난 수년간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결과였다. 브라운백이 스타트업이기 전에 ‘기업’으로서 해야 할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의 건강이 나빠진 것이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어느 날 각자 제안을 받았다. 삶에서 성취에 이르는 비결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종이에 써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들은 각자 종이에 썼고, 바꿔서 확인하더니 서로를 보면서 미소지었다. 두 사람은 동일한 단어를 쓴 것이다. 그것은 ‘집중(Focus)’이었다.

빌 게이츠와 버핏의 공통점은 ‘집중’

인간은 한 번에 두 가지에 집중하기 어렵게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책에 빠져 읽는 동시에 집필에 집중할 수 없고, 친구와 신나게 대화하면서 발표 자료를 제대로 만들 수는 없다. 멀티태스킹은 큰 기회비용을 반드시 치르게 된다. 둘 다 대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충 만들어진 결과물에는 필연적으로 많은 허점이 따르게 된다. 좋은 자세가 아닌 운동은 부상의 위험을, 성의 없이 만든 자료는 낮은 질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공짜 점심이 없다면, 결국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집중이다. 하나의 목표, 하나의 단계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것을 꾸준히 해나간다. 그럴 때 비로소 시간은 우리에게 결과를 가져다 주게 된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건강의 단계가 올라가고,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면 역량의 단계가 올라간다. 그리고 중요한 목표를 가질수록 시간을 나누지 않고 하나에 집중한다.

브라운백은 그것을 뒤늦게야 깨닫고 기술을 통해 순간의 경험을 편리하게 하는, ‘인류를 편리하게’라는 사명에 오롯이 집중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잃은 건강을 회복하고, 기초부터 다시 쌓아간다. 진실을 마주하는 것은 고통스럽고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바닥을 확인하면 오를 일밖에 없어서 홀가분하기도 하다. 공짜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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