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내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3조 원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9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4년 CAPEX는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1조 원을 포함해 현재 3조 원 수준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종원 재무혁신본부장은 “현재 신규 투자는 비전,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해 우선순위 낮은 투자들은 시기를 이미 적절하게 조정해 놨다”며 “이미 발표한 투자 계획은 일정 내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연내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공장과 여수 헤셀로스 공장을 완공하고, 대산공장 D-EOA 증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향후 미국 양극박 합작공장이 완료되면 배터리 4대 소재 관련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추게 된다.
수익성이 낮고 전략 방향에 부합하지 않는 국내 사업을 정리하는 경영 합리화도 꾸준히 실행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월 파키스탄 생산법인을 매각한 데 이어 2~3분기에는 중국 현지에서 산화에틸렌(EO)을 생산하는 롯데삼강케미칼과 산화에틸렌유도체(EOA)를 생산하는 롯데케미칼자싱을 모두 정리했다.
김민우 전략기획본부장은 “중국의 EO 합작사 및 EOA 사업의 경우 에틸렌과의 인테그레이션이 안 돼 있는 문제, 중국 내 EOA 공급이 심각하게 증가한 부분 등 때문에 수익성이 나빠져 있던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문제 해소가 어렵다고 보고 전략적으로 엑시트(투자 회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지역이나 제품별로 대규모의 추가 합리화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면서 “한국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부분의 경우 제품별로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수소 사업에 대한 투자와 매출 가이던스도 축소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030년까지 수소 사업에 6조 원을 투자하고 매출 5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용학 수소에너지사업부문장은 “수소 사업의 신규 수요는 대부분 청정수소에서 나오며, 정부 정책에 깊이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2030년까지 누적 3조 원 투자에 3조 원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했다.
이날 3분기 연결 실적을 발표한 롯데케미칼은 잠정 매출액 4조8157억 원, 영업이익 281억 원으로 6개 분기 만에 적자에서 벗어났다.
기초소재사업은 매출액 2조5829억 원, 영업손실 242억 원을 기록했다. 수요 약세가 지속되며 매출이 소폭 감소했으나 유가 상승에 따른 긍정적 래깅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및 가동 효율화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첨단소재사업은 매출액 1조684억 원, 영업이익 755억 원을 올렸다.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판매 물량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됐으며, 4분기에는 계절적 비수기와 전미자동차노조 파업 영향 등으로 수요 약세가 전망된다.
롯데케미칼타이탄은 유가 상승에 따른 원료의 긍정적 래깅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되며 매출액 5564억 원, 영업손실 77억 원을 기록했다. LC USA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으로 매출액 1213억 원, 영업손실 160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급격한 국제 정세 및 화학산업 변화에 맞춰 기존 사업은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확대 등 수익성 최대 확보와 효율성 최적화를 추진하고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및 리사이클 사업 등은 계획대로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