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서 17척 수주한 HD한국조선해양, 무리한 저가수주일까?

입력 2023-11-12 15:0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카타르와의 척당 평균 계약 가격, 시장가보다 낮아
원가 상승, 파업 등 변수 발생 시 손해 볼 가능성도
MOU 당시보단 높은 가격, 최대한 성과 냈다는 분석도

▲ HD한국조선해양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 HD한국조선해양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지난달 카타르서 2차 신규 수주 계약을 체결한 HD한국조선해양에 대해 시장가보다 너무 저렴한 가격에 계약을 체결한 것 아니냐는 업계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2020년 카타르와의 업무협약(MOU) 당시보다는 높은 가격에 계약한 만큼 너무 저렴하다고 지적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신조선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24.07(13.7%) 상승한 176.03으로 나타났다. 또한, LNG 운반선의 평균 가격은 2억6500만 달러(약 3460억 원)로 집계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LNG 운반선 17척을 카타르로부터 약 5조2500억 원에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예상 물량보다 7척 초과 계약에 성공했는데, 이는 단일 계약 기준으로 한국 조선업 역사상 최대 수주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척당 가격은 3090억 원 정도로 지난달 평균 대비 약 13%가량 낮은 단가로 계약이 진행됐다. 이로 인해 HD한국조선해양 측의 이익이 타 계약에 비해 낮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조선업계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이 무리한 출혈경쟁을 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대규모로 하다 보니 선주의 입김도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마지막 납기일인 2029년 전까지 원가 상승이나 장기간 파업 등의 악재를 만나게 되면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손해를 보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현재에도 선박 건조 비용의 20~30%에 해당하는 후판 가격을 놓고 조선사와 철강사 간의 협상이 지연되는 등 원가 상승에 대한 압박이 상당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은 후판가를 톤당 90만 원 중반 수준이었던 올 상반기보다 후반기에는 더 올려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원자재 가격이 오른 만큼 최근 큰 수익성 개선을 보인 조선사에서 인상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국산보다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이나 일본산 후판 수입량을 늘리는 것으로 대응하며 협상을 이어가는 중이지만, 앞으로도 어느 곳에서 원가 인상 압력이 생길지는 알 수 없다.

이 외에도 HD한국조선해양의 이번 계약으로 동종 업체인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에게도 피해가 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HD한국조선해양이 13% 이상 낮은 평균가로 신규 계약을 체결해 아직 카타르와의 계약을 진행 중인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카타르 측과 25~30척의 물량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카타르 측이 HD한국조선해양과의 협상가를 근거로 두 회사에 단가 인하를 압박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HD한국조선해양에서는 17척이 모두 동일하게 설계돼 반복 건조하는 만큼 일반적인 LNG 운반선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충분한 수익을 창출 가능하기에 합의를 한 것”이라며 “동일 사양의 선박을 수십 척 잇따라 건조하는 방식이라 건조 효율성도 높아지고 비용 절감 효과도 생기며 나온 성과”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쉬운 점도 있지만 HD한국조선해양 입장에서는 최대한의 성과를 낸 것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2020년 카타르와의 MOU 체결 당시 척당 1억9000만 달러가량으로 임시가를 책정했다. 카타르 입장에서는 더 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HD한국조선해양 입장에서는 원가 상승 등의 이유를 거론하며 최대한 가격을 올려가며 협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카타르 1차 수주 계약 체결 당시에도 평균 LNG운반선 가격은 약 2억3000만 달러였지만, 국내 조선 3사의 척당 평균 수주액은 약 2억1500만 달러로 더 낮았다. 세계 평균보다 낮다고 해서 무작정 출혈경쟁을 했다고 단정하긴 힘들다는 의미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부동산 PF 체질 개선 나선다…PF 자기자본비율 상향·사업성 평가 강화 [종합]
  • ‘2025 수능 수험표’ 들고 어디 갈까?…수험생 할인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삼성전자, 4년5개월 만에 ‘4만전자’로…시총 300조도 깨져
  • 전기차 수준 더 높아졌다…상품성으로 캐즘 정면돌파 [2024 스마트EV]
  • 낮은 금리로 보증금과 월세 대출, '청년전용 보증부월세대출' [십분청년백서]
  • [종합] ‘공직선거법 위반’ 김혜경 벌금 150만원…法 “공정성·투명성 해할 위험”
  • 이혼에 안타까운 사망까지...올해도 연예계 뒤흔든 '11월 괴담' [이슈크래커]
  •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를 때죠" 83세 임태수 할머니의 수능 도전 [포토로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9,364,000
    • +3.78%
    • 이더리움
    • 4,513,000
    • -0.27%
    • 비트코인 캐시
    • 626,000
    • +6.46%
    • 리플
    • 1,008
    • +5.55%
    • 솔라나
    • 307,200
    • +3.71%
    • 에이다
    • 802
    • +4.16%
    • 이오스
    • 768
    • -0.78%
    • 트론
    • 256
    • +1.99%
    • 스텔라루멘
    • 178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94,550
    • +20.75%
    • 체인링크
    • 18,870
    • -1.92%
    • 샌드박스
    • 398
    • -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