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주시 홈보담당 김선태 주문관은 충주시 공식 유튜브에 ‘전충주’라는 제목의 7초 분량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선글라스를 쓴 김 주무관은 무언가를 들고 바라보는 모습이 담겼다. 김 주문관 뒤로는 두 명의 남성이 경호원처럼 서 있다. 김 주무관은 진짜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에 “I am 충주예요”라고 답했고 ‘Ok..그럼 Next time에 기부할게요 고향 Love 기부제’라는 문구가 흘러나왔다. 김 주무관은 최근 화제가 된 유행어를 사용해 충주시 기부제를 홍보하려는 목적으로 해당 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청조 밈’(meme·인터넷유행어)이 화제를 모으면서 기업 홍보, 공중파 방송, 증권가 리서치 등 무분별하게 활용하는 곳이 생겨났다. 전청조 밈은 전씨가 뉴욕 출신인 것처럼 사기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영어와 한국어를 섞은 ‘I am(나는) 신뢰에요’라는 메시지를 일컫는데 일각에선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사기 혐의 피의자 말투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전자상거래업체 위메프는 화장지 특가 판매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전송하며 ‘I am 특가에요~’‘광고 OK’‘Next time(다음)은 없어요’등의 문구를 사용했다. 경기 과천시 서울랜드도 공식 SNS 계정에 ‘I am 단풍이에요’‘Next time은 내년이에요’‘family(가족)와 friend(친구)랑 같이 오면 I am 넘 행복한 단풍 나들이에요’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예능계도 ‘전청조 밈’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다 29일 방송된 SBS 예능 ‘런닝맨’에서도 해당 밈이 자막으로 사용됐고 30일 ‘태계일주 베이스캠프’ 유튜브 채널도 ‘Madagascar 가요 그래서 I am 수중교육 받아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를 두고 위근우 대중문화평론가는 자신의 SNS를 통해 “명백한 사기 피해자들을 양산한 사기꾼이 사기를 위해 쓴 말이라면 적어도 기업 마케팅에서는 지양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사기꾼에 대한 비웃음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런 사기에 속은 사람들에 대한 비웃음까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들이 이 ‘밈’을 사적으로 활용하는 것까지 기업이나 방송에 대해서만큼 보수적으로 제한하거나 비난할 수는 없지만 어떤 밈이나 유행어를 기업 마케팅에서 사용한다면 그건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