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은 안명주<사진> 혈액종양내과 교수 연구팀이 세계적인 권의 의학학술지 중 하나로 꼽히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1저자로, 소세포폐암 신약 ‘탈라타맙(Tarlatamab)’의 2차 치료제로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할 치료 전략을 발표했다고 31일 밝혔다.
소세포폐암은 세포 크기가 작아 붙은 이름이다. 다른 갈래인 비소세포폐암 보다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보다 항암치료에 의존하는데 1차 치료에 반응이 없을 때 쓸 수 있는 치료제가 제한적이었다.
또 2차 치료를 하더라도 약물 반응 기간이 짧고, 생존율이 8개월을 넘기는 일이 드물 만큼 치명적이다. 전체 폐암의 10~15% 정도로 환자가 적은 탓에 상대적 관심도 낮아 소외된 암으로 불린다.
안명주 교수 연구팀은 소세포암에서 탈라타맙과 같은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Bispecific T-cell engager, 이하 이중항체)에서 가능성을 찾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탈라타맙은 말 그대로 암세포와 면역세포 두 곳에서 발생한 항원을 인식하는 이중항체 신약이다. 암이 면역세포를 회피하려 하더라도 면역세포인 T세포를 끌고 암세포 앞으로 직접 데리고 가서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약물이다. 소세포폐암 환자의 상당수(85~94%)에서 발현하는 ‘DLL3’란 단백질과 면역세포를 유도하는 ‘CD3’ 수용체를 표적으로 한다.
연구팀은 현재 개발 중인 탈라타맙이 환자 안전을 지키면서 최대 효과를 낼 새 치료 전략을 찾는 것을 목표로, 전 세계 17개국 56개 기관에서 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 220명을 모집한 뒤 무작위로 나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이드에 따라 연구팀은 탈라타맙의 용량을 10㎎과 100㎎으로 환자들에게 달리 투여한 뒤 치료 반응과 부작용 등 예후를 살폈다.
그 결과 임상 효과 면에서 예후 개선 및 부작용 감소에는 10㎎을 2주 간격으로 투여하는 것이 환자에게 최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추적 관찰 기간 동안 객관적 치료 반응이 나타난 환자 비율은 10㎎ 그룹이 40%로, 100㎎ 그룹 32%보다 높았다.
무진행생존 기간 중앙값 역시 10㎎ 그룹이 4.9개월로, 100㎎ 그룹 3.9개월보다 우위를 보였다. 치료 후 9개월 차에 추산한 전체 생존율도 마찬가지로 각각 68%(10㎎ 그룹), 66%(100㎎)으로 소폭이나마 차이를 보였다.
또한, 10㎎을 투여했을 때 치료 효과는 상대적으로 더 높았던 반면 부작용은 줄었다. T세포를 활성화하는 치료방법인 만큼 과도하게 발현된 면역세포로 인해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할 우려를 배제하기 힘든데 10㎎ 그룹이 51%, 100㎎ 그룹이 61%에서 발현됐다. 이 밖에도 식욕감퇴, 발열 등 다른 부작용 역시 투여 약물의 용량을 줄인 10㎎ 그룹이 모두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안명주 교수는 “소세포암은 다른 암과 달리 제한성 병기, 확장성 병기 둘로 나눠 설명할 만큼 단계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확 퍼지곤 한다”며 “대부분 환자가 다른 쪽 폐나 장기로 전이되어 치료가 어렵다. 마땅한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어서 이러한 연구가 계속 이어져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