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소변 맥주’ 영상으로 매출이 추락한 중국 맥주 칭다오의 빈자리를 일본 대표 맥주 ‘아사히’가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소변 맥주 논란이 불거진 21일 이후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에서 일본 아사히 맥주가 수입맥주 매출 순위 1위 자리를 꿰찼다. 하이네켄, 버드와이저가 그 뒤를 이었다.
각 사별로 보면 21일부터 29일까지 A편의점에서 아사히 매출은 전주(10월 7일~15일) 대비 15.3%, B편의점은 10% 증가세를 보였다. C편의점도 6%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편의점에서 칭다오 맥주 매출은 전주보다 두 자릿수 감소세다. A편의점 칭다오 매출은 전주 대비 44.7%, B편의점은 39.4%, C편의점은 30% 줄었다. 해당 기간 수입맥주 가운데 순위도 지난주 3위에서 7위로 밀려났다. 칭다오 맥주 판매 급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간 소변 맥주 영상이 영향이 주효했다. 이 덕분에 일본 맥주들이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때 일본 맥주 아사히와 중국 맥주 칭다오는 수입맥주 1·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다 일본 맥주는 2019년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노 재팬, NO JAPAN) 여파로 중국 칭다오와 네덜란드 하이네켄 등에 밀려 1위 자리를 뺏겼다.
특히 칭다오는 일본 맥주 대체재로 부상하면서 빠르게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맥주의 국내 수입액과 수입량은 각각 3644만 달러(약 490억 원)와 4만6504톤(t)으로 1위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노 재팬 움직임이 잠잠해지면서 일본 맥주가 1위를 탈환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일본 맥주 수입량은 전년 동월 대비 239% 오른 7985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7월 이후 최대치다. 7월 일본 맥주 수입액도 전년 동월 대비 281.9% 오른 677만5000달러(한화 약 90억7000만 원)를 기록했다.
특히 일명 '거품 생맥주' 열풍에 힘입어 아사히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다.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은 올해 출시와 동시에 품귀 현상을 빚으며 일부 판매 매장에 오픈 런 현상을 빚기도 했다.
아사히는 이런 인기 덕에, 국내 맥주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오비맥주 '카스'와 하이트진로 '테라·켈리' 시장 점유율을 바짝 뒤쫓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 통계정보에 따르면 올 8월 아사히는 매출액 222억8300만 원을 기록해 점유율 6.4%로 집계됐다. 하이트진로의 테라(10.6%)와 켈리(6.9%)의 뒤를 이은 3위다.
업계는 칭다오 논란으로 중국 맥주 보이콧 현상이 심화해 일본 맥주 독주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소변 논란으로 칭다오의 추가 발주를 꺼리는 편의점주도 적지 않다"면서 "노 재팬 움직임이 약해지고 있고, 칭다오 소변 맥주 논란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일본 맥주 매출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