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남자의 음주율은 내렸지만, 여자의 음주율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폭음률도 남자는 유의미하게 낮아졌지만, 여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질병관리청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음주 심층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정책연구용역 결과의 요약본이다. 연구는 김광기 인제대 교수가 진행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남자의 고위험 음주율은 2012년 25.1%에서 2021년 23.6%로 내렸으나, 여자는 7.9%에서 8.9%로 올랐다. 고위험 음주율은 연간 음주자 중 남성은 1회 7잔, 여성은 1회 5잔 이상을 주 2회 이상 마신 분율이다. 연령대별로 남자는 50대(29.8%)에서 고위험 음주율이 가장 높았으나, 여자는 30대(13.2%)에서 가장 높았다. 30대 여자의 고위험 음주율은 2015년 8.4%까지 내렸으나,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연간 음주자의 월간 폭음률도 남자는 2012년 61.7%에서 2021년 56.0%까지 떨어졌으나, 여자는 31.0%에서 31.1%로 소폭 올랐다. 월간 폭음률은 연간 음주자 중 남자는 1회 7잔 이상, 여자는 1회 5잔 이상을 월 1회 이상 마신 분율이다. 남자는 40대(61.4%)에서 가장 높았고, 여자는 20대 이하(45.4%)에서 가장 높았다. 그나마 20대 이하 여자의 폭음률은 2016년 53.5%로 정점을 찍고 내리는 추세다.
연간 음주자 중 남자는 1회 5잔 이상, 여자는 1회 3잔 이상을 주 4회 이상 마신 분율인 지속적 위험 음주율은 연도별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남자는 60대에서 15.7%로 가장 높았고, 여자는 30대(5.7%)에서 가장 높았다.
한편, 흡연자이면서 음주자인 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 비율은 남자(2021년 28.1%)가 상대적으로 높다. 남자 중 담배·주류 모두 고위험 사용자인 비율은 10.6%였다.
소량의 음주로도 얼굴이 빨개지는 알코올 홍조증을 경험한 비율은 남자가 38.9%, 여자는 36.4%였다. 알코올 홍조증은 알코올 분해효소가 부족해 생기는 증상이다. 이 증상을 가진 사람이 지속적으로 폭음하면 식도암 등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알코올 홍조증을 경험한 사람 중에서도 남자는 14.0%, 여자는 4.3%가 고위험 음주를 하고 있었다.
연구를 수행한 김광기 교수는 “우리나라는 음주에 관대한 문화적 특성이 있으며, 특히 20~30대 여자 음주율이 높은 것은 도수가 낮은 술이나 과실주 등 주류상품 개발로 접근성이 높아지고, 음주에 대한 사회‧문화적 수용성도 높아진 영향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음주는 만성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음주행태 개선을 위해서는 개인뿐 아니라 음주 조장 환경을 개선하는 사회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