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10곳 중 8곳은 숙련기능인력(E-7-4) 체류자격 전환제도에 대해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외국인력활용업체 63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숙련기능인력 체류자격 전환제도 등 외국인력 활용 업계 인식도 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E-9)가 장기취업비자로 전환할 기회를 부여하는 숙련기능인력 제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기업은 79.2%였으며, 알고 있는 기업은 20.8%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숙련기능인력 쿼터 확대 발표에 따른 중소기업의 제도 인식도, 인력 부족 현황 및 수요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됐다. 제도에 대해 알고 있는 기업 중 숙련기능인력 제도를 활용한 경험이 있는 기업은 33.9%(평균 1.7명)에 불과했으며, 활용한 경험이 없는 기업은 66.1%로 나타났다. 제도에 대해 모르는 기업은 ‘홍보 부족(62.0%)’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2023년 하반기 숙련기능인력 전환 요건을 완화하고 쿼터를 확대하는 등 제도를 개선함에 따라 이를 활용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55.5%(활용 계획 인력 평균 3.6명)로 절반이 넘는 업체가 숙련기능인력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는 외국인력(E-9) 활용업체 5만2552개사를 기준으로 추정해 2만9166개사에서 숙련기능인력(E-7-4) 약 10만5000명에 대한 수요가 확인됐다고 판단했다. 중기중앙회는 “최근 숙련기능인력 쿼터가 3만5000명으로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현장의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현행 고용허가제(E-9) 관련해서는, 중소기업의 88.3%가 사업장별 외국인 근로자 고용 허용 인원을 “최대한도로 채워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근로자의 잦은 사업장 변경요구, 기숙사 및 식사 제공에 따른 애로 등 관리의 어려움(53.6%)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한, 기업별 외국인 근로자 적정 고용 허용 인원 한도에 대해 중소기업의 91.9%는 “한도가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기업별 고용 허용 확대가 필요한 외국인 근로자 인원수는 평균 5.9명으로, ‘5명 이상’은 43.7%, ‘1~2명’은 31.6%, ‘3~4명’은 24.7%로 조사됐다.
매년 1회 외국인 근로자(E-9)의 적정 도입 규모를 결정하고 운용하는 정부의 현행 도입 규모 결정 방식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가 79.1%로, 더 탄력적인 외국인근로자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2024년 외국인력 도입 규모에 대한 의견으로 ‘유지·확대’가 85.9%로 나타났다. 최근 제도 개선 사항 중 사업장 변경 없이 장기근속 시 혜택을 주는 것에 81%의 업체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런데도 업체들의 외국인력 활용 관련 건의·개선사항 중 ‘사업장 변경 제한 강화’의견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애로 해소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비전문취업비자(E-9) 근로자가 비자 만료로 귀국할 경우, 중소기업인들은 사업장의 인력 공백, 대체 신규 근로자 도입으로 인한 각종 비용 및 적응 교육 등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며 “정부의 숙련기능인력(E-7-4) 쿼터 확대는 중소기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숙련기능인력을 쓰고 싶어도 정보의 부족으로 활용이 어려운 중소기업인들이 많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쿼터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도 개선 사항을 널리 적극적으로 알리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며 “정책수요자인 중소기업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정부의 제도 개선이 지속해서 이뤄져야 하며, 중소기업 친화적인 외국인력 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정부 담당 부처(법무부ㆍ고용부ㆍ산자부 등)와 지속 소통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