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브루나이 등도 인기 여행지 상위권
영화 촬영지·유명 연예인 방문 장소 찾아 ‘성지순례’
베트남 달랏이 내년 최고 인기 여행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영화 촬영지, 유명 연예인이 방문한 곳을 찾는 이른바 ‘성지투어’가 내년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18일 스카이스캐너는 서울 중구 퇴계로 소셜다이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트래블 트렌드 2024 리포트’를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에서 발간된 첫 번째 트래블 트렌드 리포트다.
리포트에는 내년 인기 여행지와 더불어 7대 여행 트렌드 및 한국인 여행객에 관한 주요 특성 등이 담겼다. 1000명의 한국인 여행객을 포함해 총 1만8000명의 전 세계 여행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포함하고 있다.
리포트에 따르면 내년 가장 인기 여행지에는 베트남 달랏이 1위에 올랐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한국인 여행객의 검색량를 분석한 결과 베트남 달랏의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36% 급증했다. 최근 국내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데다 여행비까지 낮아진 덕이다.
제시카 민 스카이스캐너 커머셜부 한국 총괄(여행 트렌드·데스티네이션 전문가)는 “MBC 나혼자산다에서 달랏의 음식과 다양한 베트남 문화를 소개했다”며 “해외 항공사의 직항 노선 신설 덕에 한국인들이 (베트남) 국내선을 경유하지 않고 쉽게 갈 수 있게 되면서 여행비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오키나와, 삿포로 등의 검색량은 각각 2175%, 2126% 증가하며 2위와 3위에 올랐고 브루나이 반다르스리브가완(1417%)도 인기를 얻을 여행지 상위권 7위에 이름을 올렸다.
민 총괄은 “인기를 얻을 여행지(순위)에 일본이 이름을 많이 올렸는데 한국에서 가깝고 엔저 효과로 한국인이 자주 찾을 전망”이라면서 “브루나이는 최근 미디어에 소개되면서 핫한 여행지로 급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스카이스캐너는 트래블 트렌드 2024 리포트를 통해 7대 여행 트렌드도 소개했다. 엔터투어먼트, 성지 투어, 맛성비 미식가, 꿀잠 여행 등 4대 여행 테마와 아날로그 여행, 기념 여행, 스몰 럭셔리 등 3대 여행 유형으로 구성됐다. 스카이스캐너는 이 가운데 성지투어와 엔터투어먼트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문화 탐험’을 내년 여행 키워드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성지투어는 영화 촬영지, 유명 연예인이 방문한 곳을 여행지로 택하는 것을 말한다.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중 8명(88%)은 영화, TV 프로그램 또는 시리즈에서 본 장소를 방문하길 희망했다. 이는 글로벌 평균(72%)보다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말에 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3이 공개된 후 2023년 1월 한국발 파리행 항공편 검색량이 전월 대비 11% 증가하기도 했다.
민 총괄은 “일전에는 ‘그냥 여행으로 일본을 다녀왔다’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슬램덩크 팬이 모티브된 일본 소도시를 직접 방문해서 경험하는 식”이라며 “미디어에서 조명한 베트남 달랏이 내년도 최고 인기 여행지에 오른 것도 하나의 예”라고 말했다.
성지투어 외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콘서트 관람이 어려웠던 만큼 국내·해외 가수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떠나는 이른바 엔터투어먼트 여행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한편 한국인 여행객 80%는 내년에 올해보다 더 많이(46%) 또는 비슷하게(34%) 해외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민 총괄은 “한국인 여행객 84%가 여행 중 일상으로부터의 단절이 중요하다고 응답할 만큼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한다”며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휴가를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높은 여행 수요는 내년에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