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코스피 시장으로 넘어가려는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다. 사실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종종 있는 일이라 별 거 아닌 듯 넘어가려 하지만, 이번처럼 시가총액이 높은 종목들이 대거 이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건 처음이다.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4위인 포스코DX와 5위 엘앤에프, 6위 HLB 등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다. 게다가 최근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 흡수합병을 발표하면서 현재 시총 3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까지 연내 코스닥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자칫 현재 시가총액 1·2위인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까지 코스피 시장 이전을 선언한다면 시가총액 4조 원 규모에도 못 미치는 JYP Ent.가 1위를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물론 에코프로 형제들은 구속된 이동채 전 회장의 출소 전까지는 이전 상장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긴 하지만, 2부리그로 전락해버린 코스닥 시장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기엔 충분한 상황이다.
왜 이들은 이동하려고 할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역시 ‘주가’다. 코스닥을 떠나려는 회사들은 하나같이 “코스닥 시장에 있으면 공매도 비중이 커져 주가 관리가 어렵고, 기관 자금을 확보하는 데도 불리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사석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는 예전부터 있어왔던 관행 같은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과거에 코스닥 시장에서 잘 성장해 코스피로 이전한 사례(NHN, 카카오, 셀트리온)도 있는데 이런 것은 왜 봐주지 않는지 섭섭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리고 코스피 이전 상장이 딱히 주가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기자의 생각은 좀 다르다. 업계의 관행으로만 치부하고, 이전 상장이 주가에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해명식의 답변보단 정말 우수한 코스닥 기업들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어드밴티지’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 맞지 않냐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서 야심차게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출시하며 말했던 코스피와의 '근본적 차별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시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