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高’ 유통시장…3연속 개선에도 ‘부정’ 전망 우세

입력 2023-10-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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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ㆍ고유가에 더딘 경기회복 탓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추이.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추이.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3분기 연속으로 개선세를 보였지만 4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고유가) 여파로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83’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고금리ㆍ고물가 지속으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와 환율이 급등하고 먹거리, 교통ㆍ전기 요금마저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소비시장 위축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업태가 기준치(100)를 하회한 가운데 오프라인에서는 백화점(79→88)과 대형마트(93→88)가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편의점(86→80)과 슈퍼마켓(71→67)은 지난 분기 대비 부정적인 전망이 늘었다. 온라인쇼핑(71→86)은 고물가 상황 지속에 따른 가격 우위성 부각으로 긍정적 전망이 증가했다.

백화점은 ‘88’을 기록하며 오프라인 업태 중에서는 유일하게 전 분기 대비 기대감이 높아졌다. 지난 분기에는 엔데믹에 따른 해외여행 재개로 명품 매출이 둔화하며 경기 기대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4분기에는 크리스마스, 연말 대목 등 성수기를 맞이하고, 중국 단체관광객도 증가세에 있어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됐다.

대형마트도‘88’의 전망치를 보이며 선방할 전망이다. 고물가에 따른 집밥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다, 먹거리, 체험형 공간 확대를 통한 매장 리뉴얼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장바구니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제한되고, 이커머스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편의점(86→80)은 활동량이 줄어드는 비수기에 접어드는 까닭에 긍정적 의견보다 부정적 의견이 더 많았다. 한편, 고물가ㆍ고금리 여파로 소비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성비 높은 초저가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고, 점포 수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슈퍼마켓(71)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신선식품에 대한 빠른 배송서비스 효과가 본격화했다. 대형 온라인플랫폼에 입점하며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화한 일반슈퍼마켓의 부정적 전망이 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쇼핑(71→86)은 엔데믹으로 비대면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고물가ㆍ고금리 상황 지속으로 합리적 소비 트렌드가 확산했다. 온라인의 가격 우위성이 두드러지고 연말 특수와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대규모 할인행사에 대한 기대감으로 선전할 전망이다.

현재 대응 중이거나 역점을 두고 있는 경영전략으로는 비용절감(53.2%), 수익개선(30.6%), 온라인채널 강화(24.0%), 프로모션 강화(14.2%) 등을 차례로 들었다. 경영 애로 사항으로는 소비위축(34.8%), 비용 상승(25.0%), 소비자 물가 상승(14.2%), 상품매입가 상승(10.6%), 시장 경쟁 심화(8.2%)를 차례로 꼽았다.

장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고금리ㆍ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르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할수록 가계 부담이 높아지고 실질소득이 줄어들며 소비가 감소하는 만큼 고금리ㆍ고물가를 상수(常數)로 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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