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예금금리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고금리 예금 경쟁으로 당시 유치한 예금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이들을 붙잡으려는 금융권의 노력이 금리 경쟁을 부추기는 모습인데요.
14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정기예금 금리는 12개월 만기 기준 연 4.0~4.05% 수준입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이 최고 금리 연 4.05%를 기록 중이고,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이 연 4.0%의 최고 금리를 보이고 있죠.
지난달 후반까지도 연 3% 후반대에 머물던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점차 오르며 이달 들어 모두 연 4%를 돌파했습니다.
Sh수협은행도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하며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고객 대상 비대면 전용상품인 '헤이(Hey)정기예금'은 가입 기간별 0.2%포인트(p)가 인상돼 별도의 조건 없이 연 최고 4.15%의 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신협 등 상호금융권도 정기예금 금리 경쟁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순손실을 기록하며 불안감이 높았던 새마을금고는 최근 정부가 적극 나서 위기설을 잠재우고 있는 모습인데요. 일부 지역 금고들은 예금금리를 높이면서 신규 가입자 유치에 애쓰고 있습니다.
전북 익산시 원광새마을금고 본점은 '블록(Block)예금'을 최고 연 5.55% 금리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금액은 100만 원 이상으로 한도 제한은 없죠. 추가입금은 건별 50만 원 이상 연 4회까지 가능합니다.
전북 전주송천새마을금고 본점은 'MG더뱅킹정기예금'을 최고 연 5.54%, 전북 전주시 열린새마을금고 본점과 대구 서구 대평새마을금고 본점은 'MG더뱅킹정기예금'을 최고 연 5.53%의 금리로 판매 중입니다.
고금리 경쟁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자를 받으려는 금리노마드족은 어디에 돈을 예치하는 게 유리할지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금리만 비교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예치된 돈에 대한 안전성까지 고려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죠. 단순히 금리만 고려한다면 가장 금리가 높은 새마을금고에 목돈을 예치하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죠.
저축은행도 고금리 예금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유동성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 이탈 고객을 붙잡는다고 무작정 고금리 예금을 내놓지 못하는 분위기인 셈이죠.
그래도 현재 저축은행들도 연 4.5% 이상의 고금리 정기예금을 판매 중인 곳이 다수 있습니다. CK저축은행의 '정기예금', HB저축은행의 'e-정기예금', '스마트정기예금' 등이 연 4.55%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이맘때쯤 당시 고금리로 정기예금에 가입한 고객들의 만기가 찾아오다 보니 이들의 이탈을 막으려는 금융권의 전반적인 고금리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 예금 금리가 지속해서 오르다 보니 언제가 고점일지를 보고 신중하게 정기예금에 가입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