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별곡 '실감 미디어아트'로 재탄생
16일 일반에 공개…사전 예약 필수
1937년에 우리 곁을 떠난 시인 이상이 돌아왔다. 딥페이크(Deep-fake) 기술로 다시 살아난 시인 이상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다.
12일 국립중앙도서관은 인공지능(AI) 기술과 한국 고전 문학을 결합한 실감체험관 '열린마당'을 공개했다. 열린마당은 실감체험관 조성사업을 통해 한국 고전문학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작가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번 실감콘텐츠의 주요 볼거리는 딥페이크로 살아난 이상이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짜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를 의미한다.
이상 콘텐츠는 시인과 관람객이 서로 대화하는 형태로 제작됐다. 작가의 작품 세계를 연결하는 디지털북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보는' 디지털북에서는 이상이 소개하는 작품의 원문과 영상 속 텍스트 아트에 담긴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읽는' 디지털북에서는 이상의 대사에 맞춰 관련된 작품과 관련 정보를 보여주거나 터치 인터랙션을 통해 영상에 나타난 이상의 작품 원문과 번역문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아울러 관람객은 이상이 주로 생활했던 제비다방, 건축기사실, 경성거리 등을 배경으로 딥페이크 기술을 통해 이상의 삶과 작품 세계를 생생히 만날 수 있다.
관람을 마친 후 이상이 활동했던 공간을 배경으로 작가와 함께 '인생네컷' 사진을 촬영하며 추억을 남길 수도 있다.
실감미디어아트로 재탄생한 '관동별곡' 역시 흥미롭다. 관동별곡은 송강 정철(1536~1593)이 강원도 관찰사로 임명된 해(1580년) 금강산과 관동팔경의 산수와 풍경, 유적과 풍속 등에 대한 감회를 활달하고 호방하게 노래한 국·한문 혼용 유람 기행 가사다.
이 콘텐츠는 도서관 소장본인 관서본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원작에 기술된 금강산과 관동팔경의 주요 장소를 소재로 했다.
도서관 관계자는 "작가의 여정을 따라 서사, 본사, 결사를 여덟 개 장면으로 나눠 전환되는 관동별곡의 산수와 풍경을 역동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철현금의 대가인 류경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주제곡은 서정적 감성과 풍류적 분위기를 더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공간 전체를 미디어 캔버스로 활용해 기존 콘텐츠와 차별화한 점이 이번 체험관의 특징이다. 도서관 장서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대형조형물인 '지식의 물결'을 비롯해 벽체, 기둥, 천장 등 약 300평 규모의 공간 전체를 대형 미디어 캔버스로 활용했다.
도서관 관계자는 "한국적인 선, 색채, 문양을 고전문학과 결합, 생동감 있게 작가와 작품을 재해석해 보여주며 기존 콘텐츠와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중앙도서관이 실감콘텐츠를 통해 국민 품으로 다가가 현재와 미래를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일반에는 16일 공개된다. 사전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