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발 훈풍…채권 나흘째 불플랫, 10선 급등 ‘3개월만 최대폭’

입력 2023-10-11 16:59 수정 2023-10-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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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틱·카시카리 연은 총재들 추가 금리인상 불필요 언급
10-3년 스플 20bp 안쪽 축소, 외인 사흘째 3선 매도 10선 매수
최근 장중 전강후약 패턴도 극복, 독일 물가 예상부합도 한몫
패닉장 벗고 심리적 안정 찾는 분위기, 당분간 이어질 듯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이 나흘째 강세를 이어갔다. 특히 10년 국채선물은 80틱 이상 올라 3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단기물보단 장기물 강세폭이 커 일드커브 역시 나흘연속 플래트닝됐다.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간 금리차는 지난달말 이후 처음으로 20bp 안쪽으로 좁혀졌다. 외국인이 국채선물시장에서 사흘연속 3선 매도 10선 매수세를 이어간 가운데 국내기관들도 장기물로 갈아타는 분위기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무력충돌이 진행 중이다. 허나 미국 연준(Fed) 주요 인사들 사이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필요하다는 비둘기파(통화완화파)적 언급을 쏟아낸 것이 훈풍으로 작용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최근 장기 국채금리 수준은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며 정채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음을 의미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이같은 언급은 채권시장은 물론 외환시장에서 원화,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등 랠리를 견인했다.

최근 장초반 강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장후반 상당폭 되돌림했던 전강후약장 패턴도 극복하는 모습이었다. 오후장들어 발표된 독일 9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4.5%(전월비 0.3%)를 기록하며 시장 예측치에 부합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연준 인사들의 비둘기파적 언급에 주목하면서 매수가 편했던 장이었다고 평했다. 이·팔 전쟁이 진행중이라 전망이 조심스럽지만 추석 연휴 끝 패닉장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를 보였다는 점에서 당분간 이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2년물은 4.2bp 하락한 3.916%를, 국고3년물은 4.4bp 떨어진 3.953%를 기록했다. 국고10년물은 7.7bp 내린 4.142%를 보였다. 국고10년 물가채도 6.4bp 하락한 1.330%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행 기준금리(3.50%)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45.3bp로 좁혀졌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3.3bp 줄어든 18.9bp로 지난달 27일 14.6bp 이후 처음으로 20bp 안쪽으로 들어섰다. 추석 연휴 끝이었던 4일에는 24.3bp까지 벌어지기도 했었다. 시장 기대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1.3bp 떨어진 281.2bp를 보였다.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12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19틱 상승한 102.83을 기록했다. 장중엔 102.72와 102.84를 오갔다. 장중변동폭은 12틱을 보였다.

미결제는 37만7033계약을, 거래량은 16만7119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4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44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금융투자는 6743계약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6238계약을 순매도해 사흘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83틱 급등한 106.98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7월13일 88틱 상승 이후 3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이다(종가기준). 마감가가 장중 최고가였던 가운데 장중 저가는 106.47이었다. 장중변동폭은 51틱이었다.

미결제는 16만8854계약을, 거래량은 8만1333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11계약과 거래량 1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48회를 나타냈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1650계약을 순매수해 나흘연속 매수대응했다. 금융투자도 493계약을 순매수해 나흘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반면 개인은 748계약을, 보험은 638계약을, 은행은 404계약을 각각 순매도하는 모습이었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3틱을, 10선은 고평 7틱을 보였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없었다.

▲국채선물 장중 추이.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국채선물 장중 추이.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이·팔 전쟁보다는 미국 연준 관계자들의 코멘트를 주시하는 모습이다.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들이 계속 나오면서 매수 대응이 편한 양상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소비자물가가 내일 나오지만 큰 의미는 없다는 판단이다. 이미 연준 관계자들이 비둘기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물가 자체도 크게 높을 것으로 보이지 않고 높더라도 금리결정에 영향을 줄 상황은 아닌 것 같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캐리 위주로 단기물로 대응했던 곳들이 추가 금리 급등에 대한 우려가 수그러들면서 만기가 긴 쪽으로 갈아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심스럽지만 이같은 흐름이 좀 더 이어지지 않을까 보고 있다. 시장은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연준위원들의 완화적 발언이 이어졌다. 휴장으로 주말이슈를 뒤늦게 반영한 미국채 시장도 금리가 큰 폭 하락했다. 전일 강세폭을 대부분 되돌림했던 국채시장은 장초반 10선이 80틱 가량 상승하며 해외시장에 연동하는 흐름이었다. 외국인의 3선 매도 10선 매수가 지속되면서 장단기 커브는 더 눌렸다. 10-3년 스프레드가 20bp 아래로 좁혀졌다”며 “최근 장초반 금리급락 후 경계감 속에 장막판 되돌리는 패턴이 반복됐었다. 오늘은 오후에 독일 물가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강세폭을 확대하는 모습이었다. 국채선물은 일고점 수준에서 마감했다”고 말했다.

또 “중동 확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예측하며 대응하기가 어려운 장이라 기관들은 포지션을 짧게 가져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최근 연준 분위기가 톤다운 되고 있고, 증권이 선물매도를 일단 멈춘 건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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