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터진 ‘중동 화약고’…경제·안보 대응에 만전을

입력 2023-10-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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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중동 화약고’에 또 불이 붙은 셈이다. 1973년 이집트·시리아가 유대교 명절에 이스라엘을 습격한 ‘욤키푸르 전쟁’(4차 중동전쟁) 이후 50년 만이다. 하마스는 7일(현지시간) ‘알아크사 폭풍’ 작전을 개시했다. 하마스 로켓 7000여 발은 이스라엘 방공망 ‘아이언 돔’을 무력화했다.

하마스 지상 전투원들의 침투는 심각성을 더한다. 픽업트럭, 패러글라이더 등을 이용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분리하는 철조망을 뚫고 들어가 마을 20여 곳에서 민간인들을 인질로 끌고 갔다. 레바논에 거점을 둔 헤즈볼라의 참전도 심상치 않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헤즈볼라가 개입하면 이스라엘은 수십 년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전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계엄령과 예비군동원령을 내리고 반격했다. 가자지구 일대 하마스 관련 시설 426곳을 공습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 숨어 있는 모든 곳,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겠다”고 전쟁을 공식 선언했다. 양측의 무력충돌로 최근 이틀간 사상자 수천 명이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 등 서방과 복잡하게 얽혀있어 신(新)중동전쟁으로 확전될 공산이 없지 않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 집권 이후 거세진 탄압에 맞서는 차원의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 간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는 지정학 흐름을 바꾸려는 저의가 깔렸다는 분석도 부상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이 관계 정상화 협상에 속도를 내는 것에 반발해 왔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관계가 불편한 사우디를 겨냥,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부추겼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전쟁이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과 이란 간 싸움으로 번진다면 불이 어찌 확산할지 가늠하기도 어렵게 된다. 미국은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을 동지중해로 이동시키고 F-35 등 역내 전투기 편대를 증강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일어난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이니 설상가상이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는 등 동북아 정세도 불안감이 크다.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갖췄다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사전 감지에 실패했다고 한다. 이번 중동전의 가장 충격적인 측면의 하나다.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무력집단인 북한과 마주한 대한민국으로선 강 건너 불일 수 없다. 우리 경제·안보 대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지정학적 위기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모사드의 경계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북한 동태를 제 손금을 들여다보듯 감시할 일이다.

경제적 파장도 우려된다. 국제 유가가 더욱 널뛰고 국내 증시와 환율 또한 출렁일 개연성이 많다. 우리 기업들은 공급망 불안, 수요 위축 등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중동 정세에 큰 타격을 받지 않도록 민관이 힘을 합쳐 탄력적으로 대응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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