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 수주 시대 연 K-배터리, LPF·전고체 본격 경쟁 나선다

입력 2023-10-0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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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3사, 누적 수주액 1000조 원 돌파
LFP 배터리 주도권은 중국에…국내 기업도 양산 속도
‘꿈의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 주목

‘K-배터리’가 수주 1000조 원 시대를 맞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전방산업이 커지는 만큼 배터리 업계의 경쟁도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중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산을 비롯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누주 수주액은 1000조 원을 돌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반기 말 기준 누적 수주 잔고는 440조 원이다. 최근 일본 도요타와 체결한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 규모는 30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SK온이 밝힌 1월 말 기준 누적 수주액은 290조 원, 삼성SDI는 업계 추산 약 260조 원이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계약을 포함하면 3분기 말 국내 배터리 3사의 누적 수주액은 총 1100조 원을 달성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전 세계적으로 ’K-배터리‘의 위력을 입증했지만, 긴장을 늦출 순 없다. 특히 전기차용 LFP 배터리 분야에서는 CATL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LFP 배터리는 국내 기업이 주력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고 성능이 떨어지지만 그만큼 가격이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등 성능도 향상되는 추세다.

테슬라 등 완성차 업체들이 보급형 모델에 LFP 배터리를 속속 채택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도 중국 기업들이 주도권을 쥔 LFP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SK온은 3월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최초 공개했으며, 삼성SDI도 울산공장에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해 전기차용 LFP 시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양산에 나섰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해 안전성과 성능을 높인 제품이다. 폭발이나 화재 위험이 적고, 배터리 용량을 늘려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SK온은 최근 단국대 연구팀과 세계 최고 수준의 리튬이온전도도를 갖춘 산화물계 신고체전해질 공동 개발에 성공했다. 해당 고체전해질은 SK온이 개발하는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배터리에 적용할 수 있다.

삼성SDI는 상반기 수원 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마련하고, 6월 시제품 생산을 시작해 2027년에는 양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도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고, 2030년 이후 황화물계 전지를 상용화할 방침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교(UCSD) 연구팀과 함께 ’상온 구동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한 바 있다.

다만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성공해도 시장 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에 성공한다고 해도 제품을 양산하고 고객사에 납품할 때까지도 긴 시간이 걸린다”며 “완성차 업체들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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