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수들도 웃게 한 역도 김수현의 한마디 [항저우 AG]

입력 2023-10-0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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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kg급 그룹 A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김수현(오른쪽)이 시상식에서 금메달 북한 송국향(가운데), 은메달 북한 정춘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함께 시상대에 올라 있다. (연합뉴스)
▲5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kg급 그룹 A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김수현(오른쪽)이 시상식에서 금메달 북한 송국향(가운데), 은메달 북한 정춘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함께 시상대에 올라 있다. (연합뉴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좀처럼 웃음을 보이지 않던 북한 선수들이 한국 선수의 말에 어깨를 들썩이며 웃어 화제가 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급 A그룹 경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는 북한 송국향과 정춘희, 한국 김수현이 참석했다.

송국향이 합계 267㎏으로 266㎏의 정춘희를 제치고 우승했고, 김수현은 합계 243㎏으로 3위에 올랐다.

기자회견에서 송국향은 근엄한 표정으로 “오늘의 목표는 이 기록(267㎏)이 아닌 세계 기록(북한 림정심의 278㎏)이었다. 정말 아쉽게 됐다”고 운을 뗀 뒤 “오늘 중국 선수(랴오구이팡)가 이 자리(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부상이 심하지 않은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정춘희도 “중국 선수가 오늘 생일인데 축하 인사를 전한다”며 “중국 선수가 빨리 나아서, 실력으로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랴오구이팡(중국)은 인상 1차 시기에서 113㎏을 들고, 2차 시기에서 118㎏을 시도하다 바벨을 뒤로 떨어뜨렸다. 몸에 무리가 간 듯 용상을 포기하면서 실격 처리됐다.

메달 획득에 기뻐하기보다 랴오구이팡을 걱정하는 송국향·정춘희의 소감에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도 다소 무거워졌다. 거기다 3위 김수현이 아닌 랴오구이팡이 해당 기자회견에 나오길 바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 김수현은 “나는 3번째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드디어 메달을 땄다”며 “기분이 좋아서 중국 선수가 다친 것도 몰랐는데…중국 선수 생일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에 송국향과 정춘희는 고개를 푹 숙이고 웃었다. 미소를 들키고 싶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으나, 웃음에 어깨가 들썩였다.

이어 김수현은 “내가 북한 선수 중에 림정심 언니를 좋아했는데, 정심 언니보다 더 잘하는 선수 2명과 경기하게 돼 영광이다. 목표를 더 크게 잡고, 이 친구들만큼 잘해서 한 단계 더 올라가고 싶다”라고 덕담까지 전했다. 김수현의 발언에 송국향과 정춘희는 다소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후 기자회견에선 북한의 두 선수는 다시 근엄한 표정을 되찾았다. 북한 역도가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부 5체급 금메달을 휩쓴 비결을 묻자 송국향은 울컥하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훌륭한 제자의 뒤에는 훌륭한 스승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오늘 우리의 성과 뒤에는 감독 동지들의 수고가 있다. 이런 훌륭한 감독 지도자를 널리 자랑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5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kg급 그룹 A 경기에서 대한민국 김수현이 용상 2차 시기 136kg의 바벨을 들어올리는데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kg급 그룹 A 경기에서 대한민국 김수현이 용상 2차 시기 136kg의 바벨을 들어올리는데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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