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결핵환자가 전년 동기보다 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국내 결핵환자 발생이 12년 만에 증가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3분기 결핵환자가 1만5451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9명(0.1%)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30.1명으로 전년 동기와 같다.
국내 결핵환자는 지속적인 국가결핵관리사업 등 효과로 2011년 이후 11년 연속 감소했다. 연평균 감소율은 7.9%다. 2020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과 거리두기에 따른 야외활동·대면모임 감소로 결핵환자가 전년 대비 16.3% 급감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런 감소세도 멈췄다. 환자 발생이 4분기에 다시 감소세로 꺾이지 않으면, 연간 결핵환자 발생은 12년 만에 증가로 전환된다.
질병청은 올해 일상회복과 마스크 착용 의무 등 방역조치 해제로 65세 이상의 대면모임이 늘고, 국내 체류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결핵환자가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령대별로 특히 65세 이상 결핵환자는 8950명으로 430명(5.0%) 증가했다. 70대는 3명(0.1%) 줄었으나, 50대와 80세 이상에서 각각 200명(6.9%), 309명(7.8%) 늘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8월 기준 지난해 212만3000명에서 올해 243만3000명으로 31만 명 증가했다. 이에 3분기 외국인 결핵환자도 지난해 815명에서 올해 870명으로 55명(6.7%) 늘었다.
질병청은 4분기 동네 병·의원과 한의원, 노인시설을 중심으로 65세 이상에 대한 무료 결핵검진(연 1회) 홍보를 집중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어르신들은 특히 환절기 호흡기 질환에 취약해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과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며 “가족들이 많이 모였던 추석 연휴 이후 2주 이상 기침, 식은땀 등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꼭 검진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결핵은 많은 사람에게 잊힌 병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이 1위”라며 “국내 감염병 중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병임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결핵 사망자 수는 1322명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이 1131명으로 전체 환자의85.6%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