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강보험 급여비가 전년보다 9.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기 억눌렸던 의료수요가 일상회복과 함께 급증한 결과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진료비가 102조4277억 원으로 전년보다 9.5%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같은 기간 건강보험 급여비는 76조7250억 원으로 9.3% 늘었다. 진료비는 공단부담금과 본인부담금의 합계이며, 급여비는 공단부담금 중 현물급여의 요양급여비를 뜻한다. 진료비 대비 급여율은 74.9%로 전년(75.0%)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진료비와 급여비는 2021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급여비 증가율은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따라 2018년 13.0%, 2019년 11.2%로 치솟았으나,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한 2020년에는 의료이용이 위축되면서 0.5%로 떨어졌다. 이듬해 7.2%로 오르더니, 일상회복이 시작된 지난해에는 9.3%로 치솟았다. 입·내원일수의 경우 2020년 11.5%, 2021년엔 0.5% 감소했으나, 지난해 10.5% 증가로 반등했다. 급여비 증가율이 높아진 건 일상회복 이후 의료이용 증가의 영향이다.
총 보험급여비는 81조5260억 원으로 전년보다 9.3% 늘었다. 현물급여비는 78조7094억 원으로 9.3%, 현금급여비는 2조8166억 원으로 7.7% 각각 증가했다. 현물급여비에선 진료비에 포함되는 요양급여비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현금급여비에선 임신·출산진료비(3349억 원)가 지원금 상향 영향으로 117.9% 급증했다. 반면, 본인부담상한액 초과 사후환급금은 2조1352억 원으로 1.1% 줄었다.
종별 급여비(요양급여비) 점유율은 종합병원급이 34.3%였다. 상급종합병원이 17.8%, 종합병원은 16.6%다. 병원급은 15.6%, 의원급은 30.0%를 각각 차지했다. 보건기관 등은 0.1%, 약국은 19.9%를 점유했다. 전년과 비교해 종합병원급과 병원급의 급여비는 각각 3.0%, 5.6% 느는 데 그쳤으나 의원급과 약국은 각각 18.2%, 11.7% 급증했다. 늘어난 의료수요가 주로 의원급에 쏠린 결과다.
65세 이상 진료비는 44조1187억 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43.1%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건강보험 적용인구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42만9585원으로, 전체 적용인구(16만6073원)의 2.6배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