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후 대통령실 참모들의 총선 출마 러시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참모들에 대한 총선용 일괄 승진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일괄 승진은 한 번도 없었다"며 "총선이 다가온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정부에서 참모들의 일괄 승진은 총선을 앞두고 관례로 이뤄져 왔지만, 대통령실은 그동안의 인사 기조대로 인사 필요에 따라 교체 혹은 승진이 필요하면 수시로 검토하는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통령실 일부 참모들의 내년 총선 차출을 윤 대통령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낙하산식' 공천 가능성은 일축되는 기류다. 그동안 지역구를 관리해오며 총선을 준비해왔던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는 데다가 단순히 '윤심'만으로 대구·경북(TK) 등에 경선 없이 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또한 '용산 차출설'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지난 6월 21일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민심에 부합하는 인물의 공천, 그 뜻에 있어서는 (윤 대통령과) 서로 간에 차이가 없다"며 "용산이 오더(주문)해서 낙점한다, 검사들이 마구마구 (지역구에) 박힐 거라는 그런 일 없다. 그만큼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가 이뤄져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실 참모들의 총선 출마 러시는 추석 연휴 직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이 자체 수요 조사를 통해 확인한 행정관급 출마 희망자만 30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동석 전 행정관이 충북 충주, 이승환 전 행정관이 서울 중랑을에 각각 출사표를 던졌으며, 최지우 전 행정관도 충북 제천·단양에 출마할 뜻을 품고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행정관도 부산 서구·동구 출마를 목표로 추석 직후 사표를 내고 조만간 선거판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김대남, 김보현, 김성용, 김유진, 배철순, 여명, 이병훈, 이창진, 허청회 행정관 등이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김기흥 부대변인의 차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체급이 더 높은 수석비서관·비서관급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11월 이후 용산을 떠날 전망이다. 수석비서관급에서는 이진복 정무·강승규 시민사회·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비서관급에서는 주진우 법률·강명구 국정기획·강훈 국정홍보·전희경 정무1·서승우 자치행정·강인선 해외홍보비서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들은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할 경우 총선이 치러지는 내년 4월 10일부터 90일 전인 1월 11일까지만 사직하면 된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 개편은 단계적 사직에 따른 순차 개편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아울러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당 복귀와 맞물릴 경우 내년 1월 초 즈음 대통령실 개편과 중폭 개각이 동시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구 달성군 현역 의원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인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총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선 국회의원, 재선 제주도지사 출신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재선 의원 출신인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도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내다가 지난 6월 개각으로 국회에 복귀한 권영세(서울 용산) 의원 역시 내년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외에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도 본인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총선 출격 가능성이 정치권 등에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