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일가족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일가족 중 2명이 타살된 정황을 포착했다. 부부가 각각 자신들의 초등학생 딸과 70대 노모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족 외 제3자가 개입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25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3일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한 40대 여성 오 모 씨의 일가족 4명 시신을 부검한 결과 오 씨의 초등학생 딸과 시어머니의 사인이 외력에 의한 질식사로 판단된다는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초등학생 딸은 어머니 오 씨가 살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오 씨는 22일 딸과 함께 경기 김포의 호텔에 투숙했다가 이튿날 오전 혼자 나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에서 추락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모텔 객실에서 발견된 오 씨의 딸은 발견 당시 이불에 덮인 채 누워 있었고 질식 상흔 외에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
또 23일 송파구 송파동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오 씨의 시어머니 역시 '경부압박질식사'로 추정됐다. 경찰은 함께 시신으로 발견된 오 씨의 남편 또는 시누이에 의해 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범행 동기 등을 수사 중이다. 송파동 빌라에서는 남편과 시누이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나왔다. 유서에는 채권·채무 문제로 가족 간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한편, 오 씨는 6월 2억7000만 원의 금전적 손해를 보게 했다며 사기 혐의로 피소됐었다. 경찰은 오씨가 수억 원대 빚을 진 것으로 파악하고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한 이들 가운데 숨진 40대 남편과 시가 식구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