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 야구 대표팀을 이끄는 류중일 류중일(60) 감독이 좌완투수 이의리(21·KIA 타이거즈) 선수를 대표팀에서 갑작스럽게 제외한 것과 관련해 "선발 투수로 80개 이상 못 던진다고 생각해 교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한 야구대표팀 첫 소집 훈련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의리 선수는 우리나라 최고 왼손 투수지만, 현재 상태로 70∼80개를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의리는 앞서 6월 발표한 대표팀 최종 24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으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대표팀 소집을 하루 앞둔 이달 22일 부상 등을 이유로 제 기량을 펼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의리를 명단에서 제외하고 대신 외야수 윤동희(20·롯데 자이언츠)가 들어갔다.
어깨 부상과 손가락 물집으로 고전 중인 이의리는 지난달 22일 kt 위즈 전을 시작으로 KBO리그에서 4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1군 복귀전인 21일 한화 이글스전은 류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발 마운드에 올랐으나 1⅓이닝 2피안타 2볼넷 1사구 5실점(4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KBO가 부상 때문에 이의리를 제외했다고 발표하자 김종국 감독을 비롯한 KIA 구단은 이의리의 몸 상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발했다.
류 감독은 "이의리 선수를 마지막에 교체한 것은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보름 전(9일 LG 트윈스전)에 물집으로 강판당하는 걸 봤고, 일주일 후에 손가락 상태를 봤다"며 "보는 시각은 다르겠지만, 던지기 전의 물집 모습과 이후 모습을 보니 이 상태로 어렵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투수를 빼고 외야수를 새로 발탁한 것에 대해서는 "외야수가 대표팀에 3명뿐이라 만약의 상황에 강백호나 김혜성, 김지찬을 쓰겠다고 했다. (그러던 차에) 윤동희가 리그 막판 성적이 가장 좋더라. 그래서 뽑았다"고 밝혔다.
승부처는 대만과 일본전이다. 특히 대만과 예선 2차전에서 승리해 조 1위를 확보한 뒤, 다시 결승에서 대만을 상대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류 감독은 "대만과 예선에 총력전을 하겠다. 결승전은 그때 가서 생각하더라도 거기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많은 점수를 뽑지는 못할 거라 생각한다. 중간 투수가 좋으니 2점에서 3점 차로 막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창모(NC 다이노스)와 이의리가 빠져서 팀에 선발 투수가 부족해진 부분에 대해서는 "(오른손 투수) 곽빈과 박세웅 모두 좌타자가 많은 KBO리그에서 좌타자 상대를 많이 해봤다. 잘하리라 믿는다"며 사실상 대만전과 일본전 선발 후보를 낙점했음을 내비쳤다.
앞서 류 감독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딴 경험이 있다. 류 감독은 "오늘 훈련 나오기 전에 선수들에게 세 가지를 당부했다. '이름은 접어놓고 유니폼 앞의 코리아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부심을 갖자', '야구를 사랑하고 야구에 대한 예의를 지키자', '코치진과 선수단 모두 하나가 돼서 꼭 금메달을 따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