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같은 동결’ 연준, 내년 기준금리 시나리오도 바꿔

입력 2023-09-21 14:36 수정 2023-09-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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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 시사
뉴욕증시 3대 지수 일제 하락 등 시장 동요
내년 말 금리 중간값 종전 4.6→5.1%로 끌어올려
한은 “연준 긴축 기조 상당 기간 지속 시사”
추경호 “한국은행과 긴밀히 공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예상과 일치한 결정이었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 수준에 맞먹는 ‘매파’적 신호를 보내면서 시장이 동요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국과의 금리 차는 1.75~2.00%포인트(p)로 역대 최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것은 물론 내년 기준금리 시나리오에도 변화를 주면서 시장이 요동쳤다. 이날 다우지수를 포함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고,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한때 전일 대비 5bp(bp=0.01%p) 오른 5.17%로 2006년 7월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한때 4.4%대까지 올라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예상치(중간값)를 5.6%로 제시했다. 6월과 같은 수준이다. 현재 금리를 감안한다면 연준 위원들이 올해 말까지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는 이야기다. 올해 FOMC 정례회의는 11월과 12월 두 번 남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FOMC 정례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2%)를 향해 지속해서 하락할 것이라고 확신할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까지 낮추기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눈길을 잡아끈 것은 내년 말 금리전망이었다. 이번에 연준이 제시한 내년 말 금리 중간값은 5.1%로 종전 4.6%에서 크게 올랐다. 종전 1%p였던 내년 기준금리 인하 전망 폭이 0.5%p로 줄어든 셈이다. 사실상 내년에도 상당 기간 고금리를 유지할 것이며, 금리 인하속도 역시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 것이다.

연준도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여전히 탄탄한 경제 상황이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경제 전망에서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의 3.2%에서 3.3%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0%에서 2.1%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반면 연말 실업률 전망은 종전 4.1%에서 3.8%로 낮췄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결정을 두고 ‘매파적’ 동결조치라는 평가가 나왔다. FHN파이낸셜의 거시경제 전략가인 윌 컴포널은 “이번 금리 동결은 ‘매파적 건너뛰기’였다”면서 “올해 금리예상치(중간값)로 연내 1회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이 반드시 최종금리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내년 초에도 추가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유가마저 다시 오름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연준이 ‘비둘기파’ 모드로 전환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금융당국도 연준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1일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열어 FOMC 정례회의 결과가 국제 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살폈다. 유 부총재는 “연준은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와 한은은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빈틈없는 공조하에 긴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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