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적‧상습적 체불사업주 구속 수사
1년 새 구속인원 3배 늘어…적극 수사
20일 위니아전자 대표 영장 실질심사
“검사 직접 참석…법원에 구속사유 설명”
검찰이 지난해 10월 3일부터 ‘근로자 임금체불 피해 회복을 위한 검찰업무 개선방안’을 시행한지 1년 동안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구속 인원은 약 2.7배, 정식기소 인원은 1.9배로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재산관계 조사를 통해 악의적 체불사실이 확인된 고액‧상습 체불사업주를 적극적으로 구속 수사한 결과,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3명에 그쳤던 구속 인원이 올 들어 1~9월 8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7배 급증했다.
임금체불 사범에 대한 정식기소 또한 확대했다. ‘임금을 안 줘도 벌금만 내면 그만’이라는 사업주의 안일한 생각을 불식시키고, 재판 진행과정에서 임금 지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검찰이 정식기소를 확대한 결과, 임금체불 사건 정식기소(구 공판) 인원은 올해 1~8월 1653명으로 전년 동기(2022년 1~8월 892명) 대비 1.9배로 증가했다. 일부 검찰청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정식기소 인원이 3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임금체불 사범을 엄단한다는 방침을 세운 검찰은 고용노동부와 협력을 강화해 구속 수사 등 적극적인 강제수사를 실시하고 있다.
대검은 이달 5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전국 검찰청에 재산조사 등을 통해 지급여력이 있음에도 악의적‧상습적으로 체불하는 사업주에 대해서는 체불액의 다과를 불문하고 적극 구속 수사하도록 ‘임금체불 사범 엄단지시’를 내린 상태다.
특히 노동부와 공조해 출석 불응 사업주‧악의적 체불 사업주에 강제수사를 적극 실시한 결과, 일선 노동청의 구속영장 신청 수는 1년 만에 약 1.5배, 체포영장 신청 수도 1.2배로 각각 늘었다.
앞서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1부(김영오 부장검사)는 18일 근로자 412명의 임금 등 합계 302억 원을 체불하고 수회 변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국내 유명 전자제품 제조업체 위니아전자 박현철 대표이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다.
같은 날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원 청으로부터 기성금을 지급받고도 임금 지급에 사용하지 않고 개인채무 변제 등에 사용, 근로자 313명의 임금 합계 7억5700만 원을 체불한 건설회사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은 이날 오전 11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렸다.
대검 관계자는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 후 원칙적으로 검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직접 참석, 법원에 구속 사유를 설명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면서 “악의적‧상습적 체불사업주에 대해서는 책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유지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 검찰청은 노무사를 비롯해 변호사와 법무사 등 노동법 실무 전문가 총 128명을 형사조정위원으로 배치해 ‘체불사건 전문 형사조정팀’을 설치, 체불임금 해결에 전문화된 조정을 실시 중이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