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고 있는 금, 디파이로…유동성↑ㆍ금융 소득 발생
“BTCㆍ스테이블 마켓처럼 금본위 마켓 만드는 게 목표”
“궁극적으로는 실물자산들의 기본인 금을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마켓을 만들고 싶다. BTC마켓, USDT·USDC마켓 같은 금본위의 GPC마켓을 만드는 게 목표다”
임대훈 크레더 대표는 최근 본지와 만나 현재 회사가 진행 중인 실물자산연동(RWA) 토큰 사업의 최종 목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RWA를 통해 잠자고 있는 ‘금’을 깨우고, ‘금 투자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다.
임 대표는 약 6년 전 카카오게임즈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메타보라(당시 보라)의 초기 멤버로서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업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차지훈 BPMG 대표와 함께 블록체인 게임 기업 BPMG를 창업했고, 현재 크레더의 대표도 맡고 있다. 크레더는 BPMG가 49%, 한국금거래소와 한국디지털에셋(KODA) 등을 계열사로 보유한 아이티센이 51%를 공동 출자해 설립했다.
임 대표는 “금 투자는 안전자산이라는 특성상 유동성이 적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받고 있다”면서 “이를 ‘웹3로 가져가, 탈중앙화금융(디파이)을 적용하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에서 사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사실 크레더의 모기업 아이티센의 계열사 한국금거래소는 이미 ‘센골드’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에서도 ‘e금(디지털화 된 금)’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0.1g(그람) 단위 소액투자는 물론이고, 은, 팔라듐, 구리 등 다양한 귀금속을 거래할 수 있는 만큼 기반은 이미 갖춰진 셈이다.
크레더는 이런 ‘e금’을 NFT 또는 금 코인(GPCㆍGold-pegged Coin)으로 전환해 웹3로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맡는다. 금 거래를 웹3로 연결해 금 투자를 단순 ‘구매-보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유동성을 늘리고 추가 금융 소득도 발생할 수 있는 투자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가상자산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규제 문제도 센골드와의 협업을 통해 해결했다. 임 대표는 “센골드는 이미 국내 제도권 금융 내에서 규제를 받는 사업 운영해온 곳이고, 크레더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탈중앙화 플랫폼”이라면서 “크레더가 직접 자산에 투자하는 구조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최근 문제가 된 게 하루나 델리오 같은 씨파이 업체”라면서 “처음부터 사기를 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관련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레더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오라클 업체 ‘비소나이’와 파트너십을 맺어 보관된 금에 대한 정보를 온체인에서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용자들이 가질 수 있는 ‘내 금이 금코인으로 바뀌었는데 금이 잘 보관되고 있나?’라는 의문을 블록체인의 장점인 ‘투명성’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임 대표는 크레더의 사업에서 국내 시장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해외에서 더 큰 강점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국내에선 생소할 수 있지만 (달러가 부족한) 개발도상국가에선 RWA가 실제로 사용되는 케이스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가 없어서 무역에 어려움을 갖는 개도국이 오히려 RWA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 대표에 따르면 이미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커피나 석탄 같은 실물 자산을 토큰화해 실제 무역을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BTC마켓, USDCㆍUSDT마켓처럼 금 코인을 기본 단위로 하는 GPC마켓을 만드는 게 목표다.
한편 이미 메타보라를 통해 웹2.0 기업의 웹3.0 진출을 경험한 바 있는 임 대표는 웹3.0으로의 전환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표현하며 “웹3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용자가 ‘오너십’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득권을 갖게 된 기업들은 정보를 독점해 현재 위치에 오른 것인데, 오픈AI로 대표되는 AI기업에 의해 정보독점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이 점점 정보 주권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됐고, 이를 후발 기업들이 파고들며 웹3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는 게 임 대표의 분석이다. 그는 “콘텐츠 생산자에게 수익을 나눠주는 ‘유튜브’같은 플랫폼은 어쩌면 웹2.5으로 볼 수 있다”면서 “결국 이런 이익의 공유가 보는 사람에게까지 이어지는 것이 웹3이고, 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