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해체되고 있다. 1인 가구가 40%를 넘어섰다. 가족이 말기 환자를 집에서 케어하는 것은 더 이상 상상하기 어렵다. 많은 이들이 삶의 마지막을 요양병원에서 보낸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설은 아직 많은 이들이 편견이 있고, 공급도 충분하지 못하다. 입소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병원 중환자실은 아침저녁으로 30분씩 하루 두 번만 면회를 허용한다. 따로 임종실이 없는 탓에 처치실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흔하다. 가족들이 임종의 순간을 함께 할 수 없다. 죽음 이후에도 유산 문제로 가족 간 다툼이 일어나, 절연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는 고독사도 늘고 있으며 가족이 시신 인수를 포기하는 무연고 사망자의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먹고살기 바빠서, 생계 탓에, 번거로운 탓에, 고인을 추모하는 제사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가족의 품에서 죽을 수 없다. ‘가족과 함께하는 죽음’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이를 자식들의 불효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가족이 해체되고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부모 가족, 조손 가족, 다문화 가족, 동성애 가족 등 새로운 가족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가족의 정의와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좋은 죽음은 혼자서 불가능하다. 가족에서부터 출발한다. 사회복지는 인간의 생활을 원조하는 활동이며 죽음 준비 역시 포함된다. 죽음 복지는 가족복지에서 시작한다. 생명의 시작이 가족이듯이, 끝도 가족이어야 한다.
강원남 행복한 죽음 웰다잉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