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도 짓고 전기도 생산 '영농형 태양광'…"현행 농지법으론 경제성 불안"

입력 2023-09-1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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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8년 운용, 20년 해야 경제성 확보…'한국형 FIT' 일몰, 수익성 보장 어려워

▲영농형 태양광. (뉴시스)
▲영농형 태양광. (뉴시스)

농작물을 재배하면서 태양광도 운영하는 '영농형 태양광'이 현재 농지법으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운영 기간이 짧고 전기 판매의 수익성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1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영농형 태양광 사업의 미래는' 보고서는 이 같은 진단을 통해 영농형 태양광 설치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지 위에 구조물을 설치해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농작물 생산과 더불어 생산한 전기도 판매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2018년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한국형 FIT) 제도가 도입되면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도 주목 받았다. 한국형 FIT제도는 설비용량 100㎾ 미만의 태양광 사업자의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별도 입찰경쟁 없이 20년간 고정가격으로 계약을 맺는 정책이다.

하지만 5년 한시 운영 방침에 따라 올해 7월 제도가 일몰되면서 영농형 태양광을 비롯해 소형 발전시설의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렵게 됐다.

태양광의 운영 기간도 문제다. 현재 영농형 태양광 사업은 농지를 전용하거나 타 용도로 일시사용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다. 타 용도 일시사용 허가를 받으면 농업보호구역에서 최장 8년 동안 설치해 운영할 수 있다.

농경연의 분석에 따르면 영농형 태양광을 2000㎡ 논벼 재배지에 99㎾ 규모로 설치해 하루 평균 3.5시간을 발전해 운용할 경우 설치비, 발전 수익, 농산물 생산성 감소 등을 추산한 편익비율(B/C)은 0.74로 나타났다. B/C가 1.0이 넘어야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운용 기간을 20년으로 늘리면 B/C는 1.24로 개선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도 전기 매입 가격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정학균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전력 판매와 관련된 시장 여건이 현재보다 불황으로 접어든다면 금리 인하, 설치 비용 절감 등 적극적인 정책 시행과 기술적 개선이 이뤄지더라도 기대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음을 뜻한다"며 "시나리오 분석 결과 매전 가격과 시설 설치비가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농업인들이 영농형 태양광을 도입할 때는 수익성을 먼저 따져보고 도입 의사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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