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관리·마이데이터 단편적 이용
“소비자 관심·기대 맞춘 서비스 제공해야”
13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통해 10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신규로 지정했다. 기존에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 중 25건의 서비스가 지정 기간을 연장했고 1건의 혁신금융서비스 관련 규제 개선 요청도 수용했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기존 금융서비스 가운데 차별성이 인정되는 금융업 또는 이와 관련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해 규제 적용 특례를 인정하는 제도다. 올해 9월 기준 모두 283건의 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내게 가깝고도 먼 디지털 자산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20~64세 금융소비자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로보어드바이저, 소수점 투자, 대출비교플랫폼, 조각투자, 로보퇴직연금을 인지하는 비율은 20~3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서비스는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의 일환이다.
소비자들은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자산관리보다는 단순 데이터나 기술로 인식하고 있다. ‘자산관리’라는 단어에는 재테크를 먼저 떠올렸지만 ‘디지털 자산관리’에 대해서는 모름이라는 응답이 35%, 막연한 단어(모바일 등) 연상이 11%를 차지했다. 응답자 절반가량은 디지털 자산관리 인식 형성이 미흡한 셈이다. 여느 ‘자산관리’와 다를 바 없다는 응답도 29%로 차별화 특징을 인식하지 못했다.
마이데이터에 대한 인지는 50%를 넘었다. 소비자들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로는 이벤트로 인한 유입이 48%로 절반을 차지했다. 개인 맞춤 서비스가 유용하기 때문(33%) △마이데이터 가입으로 자동 연결(26%) △서비스가 궁금해서(20%) △직원·지인 권유(6%)를 순이였다. 마이데이터에 가입 후 자산을 연결하지 않거나 소비내역 확인의 단편적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선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미흡한 이유로 제한적인 경험을 꼽았다. 현재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는 저축·투자 상품을 추천받거나 카드 결제 현황을 확인하는 정도의 제한적 경험에 그친다는 것이다. 이에 자산관리 기술의 발전과 고객 유입의 관심 유발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서비스의 근본 취지를 이해하고 그 효능을 체감할 수 있어야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연구위원은 “기술 발전 속도가 소비자 인식을 앞지르면서 소비자의 수용, 태도보다 기술을 앞세운 신규 서비스 및 고객 유입에 더 큰 관심을 쏟는 것 같다”면서 “기술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의 자산관리가 되도록 소비자 인식에 공감하고 기대에 부합할 수 있는 핵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