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5’ 공개에도 시장 냉랭…식은 열기에 곳곳서 역풍 직면

티타늄 채택·기능 개선에도 가격 올리지 않아
시장 확대에 힘 실으려는 전략
애플 주가는 오히려 1.7% 하락
미국 소비둔화 전망 반영
중국 공무원 ‘아이폰 금지령’ 역풍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새 아이폰15를 들어보이고 있다. 쿠퍼티노(미국)/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이 주력 상품인 아이폰의 새 시리즈를 공개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식어버린 열기가 미국의 소비 둔화 전망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애플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새로운 스마트폰인 아이폰15 등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새 아이폰15 시리즈는 기능을 개선하고 티타늄 소재를 적용했음에도 가격은 예상외로 올리지 않았다. 중국의 ‘아이폰 판매 금지령’ 등 역풍 속에서도 시장 확대에 힘을 싣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15는 사용자의 경험을 풍부하게 해줄 것”이라며 “특히 최첨단 티타늄 디자인, 역대 최고 카메라, A17 칩을 탑재한 ‘프로’ 시리즈는 애플 사상 최고의 아이폰 라인업”이라고 강조했다. 10년 넘게 아이폰에 적용된 라이트닝 단자를 ‘USB-C’ 단자로 바꾼 것도 큰 변화로 꼽힌다.

아이폰15는 전작보다 가격이 100달러(약 13만 원)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전작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일례로 가장 저렴한 기본모델 가격은 799달러로 아이폰14와 같게 책정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파크에서 12일(현지시간)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참관객들이 새 아이폰15를 들여다 보고 있다. 쿠퍼티노(미국)/AFP연합뉴스

다만 애플의 야심 찬 발표에도 이날 주가가 1.71% 하락 마감하는 등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소비 둔화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을 제기했다. 애플이 매년 9월 새 아이폰을 공개한 것은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 크리스마스 등 연말 쇼핑 시즌을 겨냥한 것이었다. 하지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미국의 올 연말 쇼핑시즌 실질 매출 증가율(인플레이션 반영)이 1%에 그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 상황도 그다지 밝지 않다. 데이터 처리 능력이나 카메라 성능 등 기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대폭 늘어났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 대수를 전년 대비 4.7% 감소한 11억5000만 대로 예상했다. 이는 최근 10년래 최저치다.

중국에서의 역풍도 위험 요소다. 중앙정부 소속 공무원 일부를 대상으로 아이폰 등 해외 브랜드 기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정부 기관을 넘어 국영기업과 기타 공공 기관으로 해당 지침이 확대될 조짐을 보인다. 민간기업이나 개인에게도 이 제한이 적용되면 아이폰 15시리즈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이날 기준치를 넘어선 전자파 방출을 이유로 아이폰12에 대한 판매 중단 명령이 내려졌다. 또 이미 판매된 휴대폰에 대해서는 이른 시일 안에 시정하지 않으면 해당 기종을 리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