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고비를 넘긴 현대차 주가가 한 달 만에 주가 19만 원을 터치했다. 현대차 노사가 단체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가운데, 주가상 최대 악재로 작용했던 파업손실 우려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1.61% 오른 18만9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19만700원까지 오르며 19만 원을 넘기도 했다. 주가 19만 원 회복은 지난달 11일(종가 19만500원) 이후 처음이다. 연초부터 오르던 현대차 주가는 8월 저점 18만 원 초반대를 찍은 뒤 횡보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전날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과 기술직 추가 신규 채용 등을 담은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 합의안에 대해 노조는 다음 주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해 확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합의안이 통과될 경우 전년과 비교해 약 13.7%의 총액기준 임금 상승이 예상된다. 예상보다 높은 인상률에 따라 인건비 상승 추가분이 하반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다만, 증권가는 인건비 상승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사업계획 및 우호적인 환율 여건, 생산 정상화시 타이트한 재고에 따른 가동률 회복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히려 파업 리스크가 해소돼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이 잠정 합의에 도달하면서 13~14일 예정됐던 부분 파업 계획을 취소했다. 이틀간 예정됐던 파업으로 차량 5000대 손실이 예상돼 왔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조합원 찬반투표가 최종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나, 사실상 임단협에서 최대 고비는 넘어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합의 도출은 파업손실 소멸 이상의 주가 모멘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노조 인구 피라미드의 변화와 노조 가입 비율 하락, 인력 내 기술·생산·정비직 비중 하락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국내 파업 리스크가 점차 완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던 전기차 수요둔화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올해 8월까지 순수배터리전기차(BEV) 누적 판매량은 20만대로 목표치(33만 대)를 밑돌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아이오닉6, GV60에 이어 파생 모델인 신형 코나(SX2) 전기차까지 출시하면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여파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던 북미 시장에서는 양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B2B 리스 판매를 활용한 아이오닉5의 판매가 늘면서 7월 4135대, 8월 3572대씩 판매됐다.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시장내 점유율 8%를 유지하며 방어하고 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와 전기차 판매 둔화로 완성차 산업의 실적 부진 우려가 재확산됐지만, 수익성이 양호한 하이브리드(HEV) 대기 수요가 남아있고, 미국 전기차(EV) 시장에서의 선방을 감안하면 판매 낙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