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동국대가 주최하는 ‘2023 잡앤커리어 페스티벌(2023 Job & Career Festival)’ 취업박람회장. 이날 오전 이곳에서 만난 이 학교 경영학과 3학년 이수빈(22) 씨는 "당장 취업 준비를 하지는 않지만 정보를 미리 얻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씨는 “대외활동한 게 많지 않아서 취업준비가 힘들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오늘 기업 관계자가 ‘일단 부딪혀 봐야 한다’고 조언해줘서 용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최근 취업난을 반영하듯 박람회장을 찾은 학생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박람회에는 삼성전자·KT·IBK기업은행 등 총 127개 기업이 참여해 이날부터 13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기업 부스 안내판을 신중하게 들여다보던 정보통신공학과 2학년 황유성(23) 씨는 “기업들이 많이 온다고 해서 수업 가기 전에 얼른 들렀다”며 “전공에 맞는 IT기업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왔다”고 전했다. 통계학과 3학년인 이건희(24) 씨와 송황영(25) 씨는 “요즘 경기가 정말 안 좋다하니 3학년부터 취업을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하기 전에 삼성 SDS와 은행권 등에 관심이 있어서 정보를 얻으러 왔다”고 말했다.
당장 졸업을 앞두고 채용에 실질적인 도움을 얻기 위해 박람회장을 찾은 학생들도 적잖게 만날 수 있었다. 친구와 함께 LG유플러스 부스를 찾은 한 학생은 기업 관계자의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며 빼곡히 필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학생들이 기업 관계자에게 듣고 싶어하는 정보는 다양했다. 학생들은 공개채용에 지원할 때 본인이 쓸 수 있는 전형은 어떤 게 있는지부터, 영업점 순환 근무 여부 등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부스들 가운데서 기업들의 홍보 팸플릿을 들여다 보던 컴퓨터공학과 4학년 이유정(24) 씨는 “컨설팅을 통해서 또래 취준생들의 준비 상황도 들어보고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박람회) 둘째 날과 셋째 날에 오는 기업들도 있다고 해서 수업 들으러 학교 오는 김에 매일 이곳에 들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SDI 부스 앞에 줄을 서 있던 화공생물공학과 4학년 김다솜(24) 씨와 문지수(24) 씨는 “마지막 학기 재학생이고 전자 쪽에 관심 있어서 상담을 받아보러 왔다”며 “오늘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 공개채용이 시작돼서 공채 관련한 정보도 여쭤보고 싶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취업 상담을 진행하던 기업 관계자는 “학생들이 직무가 어떤 게 있는지, 자소서나 면접 때 본인 강점으로 어떤 걸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며 “공채 준비와는 별개로 취업 준비에 어떤 게 필요한지를 궁금해하는 학생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미 졸업을 했지만 취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 학교를 찾은 졸업생도 있었다.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쑨지(27·중국) 씨는 베이지색 여름 정장 차림으로 취업박람회 참여를 위해 학교를 방문했다. 그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어느 쪽으로 취업을 준비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일자리가 있을지 좀 알아보러 왔다”고 전했다.
동국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학교 생활 중에는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졸업할 때는 본인의 희망 분야로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학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취업박람회 기간 동안 주요 기업과의 상담을 통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많은 정보를 얻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