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성평등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기업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카즈야 나가사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7일 경제신문 이투데이와 여성금융인네트워크 주최로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카즈야 나가사와 대표는 이날 'ESG에서 젠더가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주제로 기조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기업 이사회의 다양성이 재무 성과와 거버넌스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MSCI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이 이사회 여성 비율을 늘릴 것"을 강조했다.
MSCI는 지난해 12월 기준 선진국(ACWI) 지수에 편입된 약 3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이사회 내 성평등 현황을 조사했다. MSCI 선진국 지수는 선진 국가 23개국과 한국을 포함한 신흥 국가 25개국의 중형 및 대형주의 성과를 측정한 지수다.
MSCI에 따르면 여성이 차지하는 전체 이사직 비율은 24.5%로 2018년 17.9%에 비해 전반적으로 증가했으나 여전히 국가, 산업마다 차이가 존재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은 이사회의 여성 비율이 30%에 도달했고, 유럽연합은 2026년 6월까지 사외이사 직책의 40%를 여성으로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반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와 금융업계의 여성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MSCI 세계지수와 비교해서도 한국은 뒤처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한국의 전체 임원 및 이사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3%로 MSCI 세계 평균인 31%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며 "이사회의 성별이 다양한 기업일수록 그렇지 않은 기업과 비교했을 때 ESG의 세 가지 요소 모두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임원의 경우 장기적인 사회 문제, 특히 기후 변화에 관심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국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아시아 시장은 역사적으로 여성의 임원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최근 일부 국가에서 다양한 노력을 추진 중이다.
그는 "최근 말레이시아, 인도, 홍콩 등은 여성, 젠더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관심 많아지고 있다"며 "한국도 최근들어 성별 다양성을 위한 다양한 정치적 제도가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태 지역에서 여성의 고위 경영진 역할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여성 임원의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및 아시아 기업의 젠더 다양성과 어떻게 변화를 모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ESG와 젠더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과를 만들어내며 동시에 기업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동력이라 생각한다”며 “ESG와 기후 위기의 연관성도 중요한 요소”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