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업체들이 장악한 애슬레저 의류 시장에 외국 브랜드가 속속 진입하고 있다. 애슬레저는 '운동'을 의미하는 애슬레틱(athletic)과 '여가'를 뜻하는 레저(leisure)의 합성어다. 특히 고가 제품을 판매해 '요가복의 샤넬'로 불리는 룰루레몬(lululemon)의 기세가 매섭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룰루레몬의 올 2분기 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8% 늘었고, 매출 총이익은 23% 증가했다. 최근 한국 매출도 증가세다. 룰루레몬의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간 국내 매출액은 853억 원으로 전년 동기(581억 원) 대비 46.8%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21억 원보다 71.4% 증가했다.
룰루레몬은 1998년 캐나다에서 론칭, 2000년 미국에 진출한 글로벌 요가복 중심의 애슬레저 브랜드다. 레깅스 한 벌당 가격이 10만~20만 원 수준으로 국내 브랜드의 2~3배에 달한다. 한국에는 2016년부터 진출했고 현재 15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21년부터 국내에 진출한 룰루레몬은 최근에는 SSG닷컴과 손잡고 라이브방송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기존에는 자사몰 판매가 주력이었지만 최근에는 이커머스 등 다양한 채널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현재 한국 애슬레저 시장은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젝시믹스와 안다르, 뮬라웨어가 삼분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젝시믹스와 안다르가 시장 점유율 1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여성 레깅스 시장 규모는 2021년 대비 16.3% 성장한 9974억 원으로 추산된다. 남성 레깅스 시장까지 더하면 무난히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단순 계산해 보면 상반기 기준 젝시믹스, 안다르, 뮬라웨어와 룰루레몬의 국내 애슬레저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으로 전망된다. 젝시믹스와 안다르의 올해 상반기 합산 매출액만 2000억 원에 달하는 데다 룰루레몬과 뮬라웨어 또한 지난해보다 성장한 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돼서다.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액은 젝시믹스가 2127억 원으로 안다르(1691억 원)를 제쳤지만, 올해 2분기에는 안다르가 업계 최초로 분기 매출 600억 원을 돌파하며 1위에 올라섰다. 2분기 안다르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616억 원이다.
같은 기간 젝시믹스는 8% 성장한 561억 원의 매출을 냈다. 안다르에는 뒤졌지만 젝시믹스 역시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상반기 누적 매출로 따지면 젝시믹스가 1022억 원, 안다르가 958억 원이어서 여전히 젝시믹스가 우위에 있다.
이 가운데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이날부터 미국 스포츠웨어 브랜드 뷰오리(vuori)를 국내에 독점 유통하면서 국산 대 외국산 애슬래저 브랜드 전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뷰오리는 룰루레몬의 경쟁사로 통한다.
업계 관계자는 "애슬레저 시장의 성장이 계속될 것인데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져 국내 업체들도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해외 브랜드의 국내 진출 못지 않게 우리나라 업체들도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