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 국내 최초 발행 등 발행 열풍
대‧내외적 요소에 투자는 감소세…전년比 5%↓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을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 다만 발행량 증가와 달리 투자 수요는 대‧내외적 리스크 등으로 줄어들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RI채권(ESG채권)의 올해 신규상장금액은 총 53조5074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4% 늘어난 규모다.
ESG채권이란 환경이나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 발행되는 채권이다. 자금 조달 목적에 따라 △녹색 채권 △사회적 채권 △지속가능채권 △지속가능연계채권(SLB)으로 분류된다.
ESG채권 발행량이 늘어난 이유는 올해 ESG채권을 찾는 기업들이 부쩍 늘어서다. ESG채권을 주로 금융, 공기업 등에서 발행하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앞서 현대캐피탈은 7월 국내 최초로 SLB를 발행했다. 그간 국내기업들은 해외에서만 SLB를 발행해왔다.
올해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상장 리츠 최초로 ESG 채권 중 하나인 사회적 채권을 발행했다. 이밖에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은 녹색채권을 각각 1조 원, 7000억 원 발행했다.
ESG채권은 ESG가 화두인 현재 기업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녹색채권의 경우 환경부가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자보전 지원 사업’을 통해 이자비용을 지원해줘 기업들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들의 발행 열풍과 달리 투자는 쪼그라들고 있다. 같은 기간 ESG 채권 거래대금은 총 1444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넘게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대‧내외적 불안정성이 ESG채권의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 인상 등으로 ESG채권 시장에 대한 환경이 전반적으로 비우호적인 측면이 있다”며 “중국 경기 침체 등이 추가로 이어져 하반기까지는 둔화된 환경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감은 줄어들고 테마주 열풍 등 증시에서는 투자 쏠림이 이어지니 아무래도 ESG채권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가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ESG펀드에서도 자금 유출세는 지속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ESG 펀드 설정액은 248억 원 넘게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