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SVB 사태는 없다…미국 연준, 지역은행에 유동성 계획 강화 요구

입력 2023-08-3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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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2500억 달러 자산 은행 대상 비공개 경고
유동성·기술·규정 준수 등 시정조치 강화 촉구

▲미국 워싱턴D.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가 보인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가 보인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금융당국이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막고자 감독을 한층 강화한다.

블룸버그통신은 3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감독 강화의 일환으로 자산 규모 1000억~2500억 달러(132조2500억 원~330조6250억 원)의 지역은행에 대해 일련의 경고를 보내면서 유동성 계획 강화 등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시티즌스파이낸셜, 피프스서드뱅코프, M&T뱅크 등이 그 대상에 포함됐다.

연준은 이들 은행에 대해 유동성, 기술, 규정 준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정 조치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연준이 이번에 보낸 경고는 ‘주의사항(MRA)’과 ‘즉각적인 주의사항(MRIA)’다. 이러한 비공개 경고는 일반적으로 시정 조치 일정이 포함된 이사회 수준의 답변이 필요하다. 경고를 받은 은행들은 비용 증가를 감당해야 한다. 규정 준수나 위험 관리를 처리하기 위해 일손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를 방치하면 한층 더 엄격한 ‘공식 명령’이 공개적으로 내려올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길패트릭 타운센드&스탁턴LLP 로펌의 게리 브론슈타인 금융서비스팀장은 “더 큰 우려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라며 “연준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엄격한 기한을 부과하기 시작할 것이다. 은행들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강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이러한 조처는 올해 수면으로 떠오른 지역은행의 부실 문제를 고려해 관리·감독을 강화하려는 대응의 일환이다. 미국에서는 올해 초 SVB와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 지역은행이 잇따라 파산했다. 연준은 이로 인해 긴장 상태에 있는 금융 시스템의 스트레스 징후를 살피면서 은행 규모에 관계 없이 감독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은행 감독을 담당하는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은 “은행 시스템의 스트레스는 우리가 위험 평가와 대응 시 경계심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에 따라 감독관들은 신흥 신용, 유동성 및 금리 위험에 대한 은행의 대비를 평가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의 속도, 강도, 민첩성을 높일 것”이라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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