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장관이 직접 작성한 정황도 담겨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를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른바 ‘7대 허위 스펙’을 적시했다. 조 전 장관이 서울대 교수실 컴퓨터를 이용해 조 씨의 호텔 인턴 허위 경력서를 작성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30일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는 조 씨의 공주대‧단국대 허위인턴 경력, 동양대 보조연구원 허위 경력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10일 조 씨를 허위작성 공문서행사, 업무방해, 위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씨는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07년 7월 23일부터 2주간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체험활동을 하며 PCR 장비를 이용한 유전자 증폭 과정, 전기영동 기계를 가동해 DNA가 이동한 위치를 관찰하는 과정 등을 배웠다. 시간상 논문 연구원으로 활동하거나, 혼자서 실험 결과를 도출할 순 없었다.
하지만 조 씨는 당시 의과학연구소장이었던 장영표 교수가 국내 학회에 등재한 ‘주산기 저산소성 허혈성 뇌증에서 eNOS 유전자의 다형성’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검찰은 체험활동 확인서에 ‘연구원의 일원으로 적극적 참여가 가능했다’는 등이 적힌 내용을 허위로 판단했다.
조 씨는 2008년 3월부터 2009년 8월까지 공주대 생명과학연구소에서도 인턴활동을 했다. 조 씨는 담당 교수가 지정한 책의 독후감 보내고, 선인장, 구피, 장미를 키우면서 찍은 사진을 한 달에 1~2회 이메일로 보냈다. 연구실 홍조식물의 물을 갈아주거나 다른 배양 접시로 옮기는 작업도 했다.
이후 체험활동 활동서에는 조 씨가 체험활동을 하기도 전인 2007월 7월 날짜부터 ‘조류의 생명공학적 연구를 위한 분자생물학적 기초 방법론’을 습득하고 ‘홍조 식물의 배양 실습’을 했다는 내용 등이 적혔다. 당시 한 대학원생이 발표한 논문 초록과 포스터에 제3저자로도 기재됐다.
검찰은 조국 전 장관 역시 직접 허위 인턴십 확인서를 작성했다고 보고 있다. 조 전 장관은 2009년 5월15일 서울대 교수실 컴퓨터를 이용해 조 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주최 국제학술회의에서 고등학생 인턴으로 활동했다는 허위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했다.
또 2009년 7월에도 자신의 교수실 등에서 조 씨가 부산 아쿠아펠리스 호텔에서 일했다는 허위 실습수료증과 인턴십 확인서를 만들었고, 해당 호텔 관계자에게 법인 인감을 날인받아 서류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검찰은 조 씨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하면서 증빙서류로 △KIST분자인식연구센터 인턴십 확인서, △동양대 표창장, △동양대 어학교육원장 명의 연구 활동 확인서 등 허위 경력을 제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1월 정경심 씨에 대한 판결에서 조 씨의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체험 및 논문 등 경력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부산대 의전원과 고려대는 조 씨의 입학을 취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