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문가인 박상현<사진>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전문위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자금이 다시 중국으로 환류(還流)하는 흐름이 나타난다면 세계 경제를 심각한 위기로 내몰지는 않겠지만,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며 “외화 유동성 측면에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개발업체 파산이 문제가 아니라 중국이 안고 있는 부채 리스크 자체가 현실화됐다. 중국 지방정부의 그림자 부채 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빠른 경제 회복이 어렵다. 일본형 장기 불황, 금융위기로 발전할 여지가 상당하다. 막대한 부채를 갖고 성장한다는 건 분명 한계가 있다. 부채 문제가 커질 대로 커진 상황에서 이자 자체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부실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가 커지면 금리에도 악재이고,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등 미국에 또 다른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다. 자금 자체가 중국으로 다시 환류하는 흐름이 나오면 전세계를 심각한 위기로 내몰진 않겠지만,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 유동성 자체가 위축되는 시그널이 나타날 수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에 수출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국의 영향권에 있는 아세안(ASEAN) 쪽 국가들의 경기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이머징 국가들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중국 부채 리스크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인접한 홍콩도 흔들리고 부동산 가격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국 자금이 철수하면서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으로 간다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부실 리스크를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중국 매출 비중은 낮아질대로 낮아져 더 낮아지기 어렵다. 중국 비중을 미국 등 선진국에서 메꾸고 있다. 과거에 비해 충격파 자체가 약화되는 부분이 있다. 중국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글로벌 자금이 탈중국화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일부 산업과 채권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면, 자금흐름 측면에선 긍정적인 대목도 있다.”
“최근 가계 부채가 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신용 이벤트가 터지면 취약한 곳으로 전염될 수 있다. 부채 문제에서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 위안화 추가 약세 흐름이 가속화하면 원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화 유동성 측면에서 선제적 관리 필요하다.”
“글로벌 경제 자체가 단절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부분 이분화되는 현상 자체는 커질 것이다. 기술, 첨단 혁신 등에서 미국의 패권이 강화될 것이다. 중국이 대만 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자극한다면, 세계 단절과 약화 속에서 신냉전 분위기가 확산할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