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아름다운가게, 기부받은 물품도 부가가치세 내야"

입력 2023-08-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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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받은 물품을 판매할 때도 그 물품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2부(재판장 신명희 부장판사)는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원고)가 강남세무서 등 84개의 세무서들(피고)을 상대로 제기한 부가가치세 경정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원고는 2008년 6월 민법 제32조 등에 의해 설립 허가를 받아 기부받은 물품을 유통·판매하는 재단법인으로 전국에 113개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기부받은 물품이 면세대상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에게 부가가치세액을 환급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부가가치세란 상품(재화)의 거래나 서비스(용역)의 제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이윤)에 대해 과세하는 세금이다.

원고는 "기부받은 물품의 판매는 '고유의 사업목적을 위해 재화를 공급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공익단체의 사업목적과 관련해 공급하는 재화 또는 용역은 부가가치세 면세대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부받은 물품을 장부가액 내지 취득가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판매했다"며 "이는 '재화를 실비로 공급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부가가치세법에 따르면 '재화를 실비로 공급한 경우'를 면세 대상으로 삼고 있다.

재판부는 원고의 사업이 '고유의 사업목적을 위해 재화를 공급한 경우'에는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화를 실비로 공급한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업은 기부자들로부터 물품을 받아 전국 각지의 원고 사업장에서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사업"이라며 "이는 '고유의 목적을 위한 사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가 물품을 기증받을 당시 비용을 인식하는 회계처리를 한 바가 없으며 기증 당시의 시가 상당액을 원고가 '실제로 들인 비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물품 공급이 '실비로 재화를 공급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면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가 없고 결국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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