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미 은행권 영업환경 악화 경고
미국 7월 소매판매 호조...고금리 장기화 우려 부추겨
뉴욕증시는 15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짙어지는 가운데 미국 은행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1.24포인트(1.02%) 하락한 3만4946.39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51.86포인트(1.16%) 떨어진 4437.8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7.28포인트(1.14%) 밀린 1만3631.05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개장 초부터 부진한 중국 경제지표에 짓눌린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고, 산업생산은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모두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증가 폭이다. 앞서 로이터가 집계한 전망치는 소매판매가 4.5%, 산업생산이 4.4% 증가였다.
올해 1~7월 고정자산투자도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하는 데 그쳐 전문가 전망치(3.8%)를 밑돌았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레포 금리와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각각 0.1%포인트와 0.15%포인트 인하하며 경기 부양 의지를 시장에 내비쳤다.
하지만 가뜩이나 최근 중국 경기회복 둔화와 함께 중국의 부동산 시장 위기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상황에서 이날 시장을 밑도는 경제지표와 당국의 통화 완화 기조는 오히려 시장에 퍼진 불안감을 더욱 부채질했다.
이에 다우지수 편입 종목 중 중국 매출이 높은 3M이 2% 넘게 하락했다. 중국 원유 수요 감소 전망에 미국 석유 메이저 셰브런과 건설장비업체 캐터필러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금융주의 전반적 약세도 투자심리에 악재가 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크리스 울프 애널리스트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은행권의 영업환경 (OE)가 악화하고 있다며 OE 등급이 'AA-'에서 A+로 또다시 한 단계 강등되면 대형은행을 포함한 미국의 70개 이상의 은행의 신용등급도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피치는 지난 6월 은행들의 OE 점수를 'AA'에서 'AA-'로 내린 바 있다.
피치의 경고에 은행 경영환경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주가가 각각 2%, 3% 넘게 떨어졌다. 웰스파고와 씨티그룹의 주가도 모두 2% 이상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소매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도 오히려 악재가 됐다. 경제지표 호조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7월 미국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 (계절 조정 기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0.4%)와 직전월 증가율(0.3%)을 모두 웃도는 것이다. 이로써 미국의 소비는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게 됐다.
LPL리서치의 퀸시 크로스피 수석 투자전략가는 "현재 시장에서 호재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관측에 힘을 보태는 악재로 받아들여지는 국면이다"고 말했다.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인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선언하기에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징 종목으로 주택 자재 판매업체 홈디포가 예상을 소폭 웃도는 실적을 내놨지만 지난 분기에 낮춘 올해 전망치를 유지하면서 0.66%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미국에서 기존보다 1만 달러 저렴한 저가 사양의 모델S와 모델X를 내놨다는 소식에 수익성 악화 우려가 부각되며 2.84%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