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주력 고객으로 삼았던 패션업계가 남성복 편집숍과 신규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이며 '남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여성 못지않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남성이 늘면서 해당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 온라인 편집숍 29CM는 10월 8일까지 두 달간 서울 성수동 '이구성수'에서 남성 패션 팝업 전시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29CM가 남성 패션을 주제로 팝업 전시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팝업 전시 주제는 '맨즈표뮬라(THE MEN'S FORMULA)'로 정했다. 수학 공식처럼 나만의 패션 아이템을 더하고 빼는 연산 과정을 통해 원하는 모습을 완성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 기간 이구성수에 방문한 고객은 29CM가 남성패션,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큐레이션한 23개 브랜드의 470개 상품을 직접 착용해 보고 구입할 수 있다.
남현수 29CM 공간경험 팀장은 "자사의 주요 고객인 자신만의 취향을 가진 2539세대 남성을 메인 타깃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29CM가 제안하는 남성 패션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온ㆍ오프라인을 연계한 브랜딩과 세일즈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 인큐베이터 하고엘앤에프의 남성 패션 플랫폼 '뎁스'도 오프라인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하고엘앤에프는 지난달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내 자체 편집숍 하고하우스에 '뎁스 존'을 마련했다.
이는 주 고객층인 2030세대 남성이 뎁스 브랜드 옷을 직접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로드존그레이'와 '디앤써' 제품을 판매한다.
코오롱FnC도 하반기 3개 신규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인데, 이 중 하나는 남성 패션이다.
새로 선보일 남성복 브랜드는 '프리커'로, 기존 패션 브랜드인 커스텀멜로우의 일부 라인이었던 프리커 컬렉션을 독립시켰다. 커스텀멜로우와는 차별화한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레깅스로 대표되는 애슬레저 업체들도 남성 제품을 확장하는 추세다. 운동 패션에 투자하는 2030 남성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안다르는 올 2분기 남성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면서 애슬레저업계 최초로 분기 매출 600억 원 고지를 넘어섰다.
젝시믹스도 골프, 프리미엄 짐웨어 등 기능성 남성용 제품을 선보인 덕에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영업이익 67억 원을 달성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여성 옷만 팔았던 온라인 플랫폼들도 남성 전용관을 마련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남성들이 늘면서 남성 패션 브랜드와 편집숍 등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