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청약시장 쏠림 현상이 갈수록 뚜렷하다. 서울에선 청약 당첨 최저 가점이 4인 가구 ‘만점’ 수준인 69점을 기록한 단지가 나왔다. 평택에서도 최저 당첨선이 평균 60점을 훌쩍 넘는 등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방에선 일부 단지를 제외하곤 줄줄이 미달하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수도권과 정반대 흐름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청약 양극화’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당첨자를 발표한 ‘롯데캐슬 이스트폴’ 최저 당첨가점은 67~69점에 형성됐다. 전용면적 74㎡형과 전용 84㎡형 4개 평형 중 3개 평형은 최저 69점을 기록했다. 최고 당첨가점은 전용 84A㎡형이 기록한 79점이었다.
최저 당첨선인 69점은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이다. 이는 무주택 기간(15년 이상), 청약통장 가입 기간(15년 이상)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79점은 6인 가구 만점 수준이다.
서울 내 청약 가점 고공행진은 하반기 들어 계속되고 있다. 앞서 청약받은 용산구 ‘호반써밋 에이디션’은 전용 84㎡형 한 평형은 최저 71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 급등기 수준 때 보인 고(高)가점 통장 속출과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2020년 12월 서울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 전용 101㎡형에서 청약가점 만점인 84점 통장이 등장하고, 최저 67~69점을 기록했다.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핵심지역에서도 청약시장 ‘불장’이 감지된다. 8일 당첨자를 발표한 경기 광명시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 청약에는 최고 74점짜리 통장이 쓰였다. 이 단지는 전용 84㎡형 분양가격이 12억 원 이상으로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지만, 전용 39㎡형 한 평형을 제외하곤 모두 1순위 마감됐다.
또 같은 날 청약 결과를 내놓은 경기 평택시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A49블록 호반써밋 3차’는 전용 84㎡형 기준으로 최고 당첨 가점 83점을 기록했다. 최저 당첨 가점 역시 57~68점으로 고가점대를 형성했다.
수도권 아파트 청약 강세는 분양 관련 지표 강세로도 확인된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서울 기준 101.1대 1에 달했다. 경기 지역도 22.2대 1을 기록했다. 청약 미달률 역시 서울과 경기는 0.0%로 100% 마감에 성공했다.
반면 지방 청약시장은 일부 단지를 제외하곤 미달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청약 신청받은 강원 ‘원주자이 센트로’와 경북 ‘울진 하버펠리체’ 등은 일부 또는 전 평형 미달을 기록했다. 직방 집계 기준 지난달 청약 미달률은 부산 65.6%, 대전 25.4% 등 지방 광역시에서 높게 형성됐다.
박지민 월용 청약연구소 대표는 “최근 분양에 성공한 단지는 공통으로 분양가격이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라며 “지방에서 최근 분양한 단지는 분양가격이 여전히 비싼 수준에 형성돼 수요자들이 외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방 집값은 수도권과 달리 여전히 침체 중인 만큼 청약 수요 역시 수도권 쏠림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경기도 불확실성이 있고, 집값도 지방은 방향성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분위기라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더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당분간은 수도권 청약 수요만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